다시 태어나면 살고 싶은 나라 - 유럽 11개국 유학생들이 직접 겪은 유럽의 정치·사회·복지 이야기
정치경영연구소 지음 / 홍익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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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뉴스로 접하면서 '과연 이 나라에서 내가 다시 태어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다시 태어나면 절대 살고 싶지 않은 나라. 세월호 사고는 대한민국을 그런 나라로 마음 속에 새기게 만들고 있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복지천국 유럽인들의 생각은 또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나라에 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는데...

 

[다시 태어나면 살고 싶은 나라]속에서 살펴본 다른 나라들은 국가별 장단점을 제쳐두고라도 참으로 탐나는 정책이나 일상의 혜택들이 즐비했는는데, 가령 영국인들의 '누구나 퇴근할 권리가 있다'는 사고방식은 '직장의 신'을 보고 공감한 회사원들에겐 천국의 언어같은 문장이었다. 그들은 정시에 퇴근해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눈이 오거나 비가 많이 오면 그 속을 뚫고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출근을 포기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니 그들을 돌봐야 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모두 직장에 오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한국이었다면 아이를 어디든 맡기든 그렇지 못했든 간에 회사에 나와 정상근무를 했을텐데 참 다르다. 그래서 부럽다. 국가의 존속이 개인의 삶에 기본을 두고 있어 보였기 때문에.

 

약자를 위한 복지로 유명한 스웨덴은 또 어떠한가. 직장 연금은 고용주가 100% 부담을 하고 국가는 사회 보험을 담당해서 병가시 14일째부터 180일까지 담당하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낫지 않을 때에는 364일간 일정 지원금을 지원한다고 하니 아픈 몸을 억지로 이끌고 회사로 나와 건강을 혹사시키는 일이 없을테니 부럽지 않을 수 없겠다. 병가 첫날부터 13일까지는 급여의 80%를 회사가 지불해준다고 하니 환자는 제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면 될 일이 아닌가.

 

유럽의 핵심복지는 생활복지라더니 과연 그러했다. 앞서 본 두 나라뿐만 아니라 노동시간이 유연하고 안정적이면서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는 네덜란드의 경우에도 부러운 점이 있다. 그들 국가엔 고객이 무조건 왕이라는 개념이 없다. '친절서비스'를 비켜가는 생각인 듯 하지만 바꾸어 말하면 고객이라고 해서 직원의 인격까지 매도할 권리는 없다는 거다. 폐점 20분 전부터는 더이상 손님을 받지 않고 정산을 하고 정리를 해서 폐점시간에 딱 문을 닫는다는 그들. 네덜란드 콜센터 직원들은 우리나라 서비스 직원들이 겪는 심각한 마음의 상처따위는 갖지 않고 일하고 있는 것 같아 부러울 따름이다.

 

유럽 국가 중에서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 이름만 겨우 알고 있는 벨기에의 경우에도 한번 이사를 하면 다음 이사까지는 9년의 시간이 주어져 세입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수수료도 없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 보인다. 최대 리얼 복지를 펼치고 있는 핀란드의 투명성도 부러웠고 생활, 교육, 업무 복지들이 골고루 평안하게 펼쳐지는 것 같아 부럽기도 했다. 부럽다는 단어를 입에 걸고 읽게 된 책이지만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우리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휙휙 변하는 복지가 아니라는 거다.

 

우리는 반값 등록금을 둘러싸고도 된다, 안된다로 말들이 많은데 독일은 아예 등록금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다니 꿀같은 이야기로 들린다. 그들은 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안된다는 것일까. 우리 실정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물론 혜택을 보는 만큼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내는 세금도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세금으로 허리가 휘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투명하지 못하니 늘 적게 벌고 많이 내야하는 쪽은 서민처럼 느껴지고 부자들은 탈세나 일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 억울해진다. 반대로 그래서 더 꿈꾸게 된다. 유러피언 드림을.

 

숫자로만 보면 대한민국의 복지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스웨덴의 육아휴직은 총48일인데 비해 한국은 총 720일이니까. 하지만 실효성 대비 우리는 그 혜택을 100%활용하긴 힘들다. 이래저래 밥그릇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눈치 보이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수령금 차이도 어마어마하다. 실효성을 기준으로 두고 보자면 대한민국의 복지는 리얼과는 한참 거리가 먼 서류상의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만 같아 이 땅에 사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씁씁해질 수 밖에 없다.

 

p268  복지를 향해 가는 길이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라는 말에 동감은 하지만 유럽 11개국 유학생들이 직접 겪은 정치.사회. 복지 이야기는 귀가 솔깃해지는 부분들이 가득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복지. 언제쯤 제대로, 안정화 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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