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이 진다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5
미야모토 테루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너무나 문학적이다. 파랑이 진다라니.....! 낙엽도 아니고 꽃잎도 아닌데.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미야모토 테루는 료헤이의 인생 중 4년간을 추적하며 우울한 단면을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일본 내에서 스테디셀러로 세월을 타지 않고 인기를 누리고 있을만큼 작품 내 내용은 매력적이다.

 

교토 대학에 들어갈 성적이 모자랐던 재수생 료헤이는 듣도 보도 못한 대학에 지원하러 갔다가 예쁜 여학생에게 첫눈에 반했다. 뿐만 아니라 어이 없이 테니스부에 입부하고 마는데 이 두 사람으로 인해 그의 대학생활은 결정지어져 버렸다.


 

그는 평범했다. 키도 크지 않고 몸이 근육질인 것도 아니었다. 외모가 남의 눈에 띄일만큼 잘생기지도 못했으며 부유한 부모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 평범한 대학생인 료헤이. 재수 끝에 원하던 대학은 아니었지만 얼떨결에 대학생이 되었고 테니스를 취미삼아 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미래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첫눈에 반한 그녀와 결혼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 어떤 것도 결정지어지지 않았고 무엇 하나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나이 20대. 그래서 그의 20대는 우울하고 파랑빛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과정이며 주변을 둘러볼 계기가 된다. 결혼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유코, 가수의 꿈을 꾸던 걸리버, 하나 둘씩 자신의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과 다른 선택을 하는 주변인들을 보며 그는 부러움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책에서 나오는 말처럼 무승부란 애초부터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끝까지 버틸 힘을 가지지 못한 쪽은 시간이 아니라 언제나 인간쪽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파랑이 지는 나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제목이 나는 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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