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의 비밀 북멘토 가치동화 7
김영욱 지음, 이량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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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모두 진실일까.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지식일까. 이 모든 의문의 답을 시원스레 뚫어줄 스토리가 [이야기꾼의 비밀] 속에 담겨져 있다. 아이들이 읽으면 무서움을 느낄까. 어른인 내게 이 책은 무섭고 웃기기보다는 색달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동네 아이들에게 읽어주게 된다면 나는 어떤 목소리로 읽어주어야 할까. 아마 책을 읽으며 눈치를 살피게 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깃들여 있다면 약간 더 무섭고 은밀하게...흥미로움이 두 눈에 가득하다면 익살스럽고 개구지게 읽게 되지 않을까. 두 가지의 매력을 가진 책의 내용은 그러나 짧지만 많은 읽을거리들을 담고 있었다.

 

12월 31일 저녁부터 1월 1일 아침까지에 걸쳐 제주 산방산 어느 산장에서 아이들만 둘러 앉아 옛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전해듣는 특별한 1박2일의 이야기는 외부와 차단된 폭설과 '옛날옛날"의 이야기가 겹쳐져 현재와 분리된 채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거기에다가 중간중간에 "에이~ 거짓말"이라고 외칠 어른들도 없었기에 순수한 아이들은 더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

 

이미 약간 이상함을 느끼고 삐딱하게 구는 병만이와 순진하게도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 수라와 세병이, 그리고 그저 다음날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게 될까봐 겁이 난 어린 광희는 쉰살의 데카르트라는 철학자가 죽어버린 딸 프란신을 다시 살리고 싶은 마음에 딸을 닮은 인형을 만들어냈고 그 딸과 여행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진실로 믿으며 그 옛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낸 박사처럼 데카르트는 딸 프란신을 꼭 닮은 인형을 만들어냈지만 사람들의 원망을 사게 되었고 결국 하멜과 제주 땅에까지 오게 되어 영생을 함께 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딸에게 인간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영생의 비밀을 이용하려는 순간, 아이들은 기지를 발휘해 산장을 탈출하고 세월이 흘러 그 아이들 중 하나인 병만이는 자신의 아이들을 다시 산장으로 보내게 되는데 놀랍게도 그 딸 프란신이 아이들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지어졌다.

 

p11  이곳은 어린이만을 위한 산장입니다.

       어린이들이 산장을 방문하는 동안 부모님께서는 산장 뒤쪽에 마련한 온천 휴게소에서 편안하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 이야기꾼의 목적은 아이들을 바꿔치기 하는 거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바뀌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야기만이 아이들 사이에서 돌고 도는 것일까. 이야기의 힘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게 될까. 어른인 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해졌다. 누구도 믿지 못할 이야기를 과연 아이들은 믿어줄 것인지. 그래서 얼른 읽고 조카를 위해 예쁘게 책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초등학생인 조카는 어떤 소감을 들려주게 될지. 책의 이야기보다 그 반응이 정말 궁금해진 책은 처음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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