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지영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케아세대","하우스푸어","셰어하우스" 단어만 들어도 우울해진다. 먹여 살릴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돈은 모이질 않는 것인지. 고민해본 싱글들은 공감할 것이다. 결혼한 친구와 비교해 보아도 친구가 더 넉넉해 보인다. 부양가족이 없는 쪽이 훨씬 더 여유로워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김미경 원장이 한 책을 통해 이야기 한 것처럼 드라마 속에서 30대 여성이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명품도 입고 걸치고 하는 일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이상 커리어를 아무리 쌓아 연봉을 높였다 해도 대부분의 30대 싱글 여성들에게 드라마속과 현실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20대 후반부터 30대 싱글 여성 모두에게 돌직구가 되는 아픈 뼈소리가 이 책 속에 가득하다 [가난한 싱글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니. 복지국가에서조차 싱글들은 가난해야한다는 말인가. 대한민국은 고도성장을 해왔으나 그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우리는 위험 속에 내던져졌다. 저성장, 저고용, 저임금의 챗바퀴속에서 돌고 돌면서 바닥을 향해 납작 엎드리고 있는 은행 금리,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는 전셋값/월세값, 고용불안정과 학자금대출금에까지 발목잡힌 불행한 싱글이다. 문화적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눈은 한껏 높아졌으나 그 비용을 넉넉히 받쳐줄 만한 경제능력은 점점 떨어지고 나이면 스펙면에서도 점점 밀릴 수 밖에 없다.

 

p6  대한민국은 단언컨대 앞으로 계속 가난한 싱글들을 양상할 것이다

 

라고 한다. 우울이 뻗치다못해 소리지르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빨대세대, 이케아 세대라는 말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불편한 현실과 직면했을 때 그 탈출구를 제대로 찾아나가야만 하지 않을까. 진정한 독립을 원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돈으로 발생할 어려움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안을 갖추어 두는 것이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올바른 생활 자세인 것이다.

 

나는 어떤 타입인지 표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그 결과물은 참담했으나 스스로의 상황을 인정하고 책을 더 꼼꼼히 읽기 위해 목차를 다시 뒤적거렸다. 싱글을 위협하는 첫번째 공격 중 '허세'는 다행히 나와 해당사항이 거의 없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명품에 대한 욕구, 남들처럼 겉모습에 돈을 들이는 일을 일체 버린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내가 아름다워지는 일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길냥이들을 위한 사료나 후원금 등으로 품목비를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번째!

 

'어설픈 사람노릇'.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현재는 아니므로 통과. 세번째! 대한민국. 국가가 더 이상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하는 나라의 국민은 서글퍼질 수 밖에 없다. 아끼고 아껴도 고정지출에 발목잡히고 넉넉하게 입거나 먹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갑 속에 여윳돈은 사라진지 오래다. 알고보니 대한민국의 모든 월급쟁이들의 사정이 비슷비슷하더라. 그래서 절반정도는 위안을, 또 절반정도는 위협을 느끼면서 네번째 가짜 재테크 장으로 넘어갔다. 과거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나에게 지인은 말도 안되게 비싼 연금보험을 들이대었었다. 의리로 몇번 붓다가 그만두었지만 원금을 날린 것은 물론 속았다는 기분까지 들어 버렸으니 돈 잃고 사람 잃은 격이랄까. 펀드, 투자, 적금, 예금 등등 그 어느 것 하나도 유리 천장 같아서 사실 신뢰성이 떨어진지 오래다. 보험도 마찬가지.

 

가장 걱정이 되는 장은 역시 '노후'였다. 내일을 위한 저축 시스템을 갖추지도 못했고 어떤 재테크가 옳은 재테크인지 그 방향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매년 한 살씩 나이는 들어가고 있다. 그 사실이 가장 위협적이다. 돈 걱정 없는 저축 습관은 대체 있기는 한 것일까. 줄이고 모으는 습관만이 살 길일까. 그 불안을 넘기 위해 마지막 7장은 해결책을 찾는 방법으로 읽게 된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해결방법을 제시하며 책은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하고.

 

 책에서 비교하는 바와 같이 한국의 중산층 기준과 영국의 중산층 기준은 참 다르다. 페어플레이/주장과 신념/독선을 피하고 약자를 두둔할 것/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 정신적인 것에 그 기준을 두는 영국과 달리 부채없는 30평 이상의 아파트 소유자/월급여 500이상/중형차소유/은행잔고 1억원 이상/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이상 다녀오는 사람을 중산층이라고 한국은 보고 있다. 말 그대로 소득수준을 보고 중산층을 가늠한다. 어떻게 행복해지고 싶은지 기준이 명확해야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방향도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이 책, 곰곰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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