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야 - 내 생애 가장 위험한 일주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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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결혼을 통해 보아도 알 수 있다. 결혼시기가 늦추어졌다고는 하지만 30대에 결혼해도 100세까지 한 남자랑만 산다면 70년의 세월이다. 생각만해도 그 세월의 길이는 길고 끔찍하다. 그렇다고 10년마다 남자를 바꾸어 살 수도 없는 노릇. 인생에 3번은 결혼해야지~하고 맘 먹고 살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보니 결혼을 앞두고도 생각들이 많아진다.

 

결혼전야에 등장하는 커플들도 그렇다. 먹이사슬처럼 서로 얽힌 그들은 모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끌어안고. 영화를 소설화한 이 책은 시나리오와 책집필을 오가며 그 필력을 펼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그러한지 술술 쉽게 읽힌다. 꽤 여러 커플이 등장하지만 헷갈리거나 비중에 있어 쳐짐이 없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웃들의 인생을 동시에 들여다보듯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사귄지 7년차인 쉐프 원철과 네일아티스트 소미는 서로 맞추어온 세월이 긴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오히려 그래서 긴장감이 없다. 프로포즈도 멋지게가 빠진 "그래, 하자. 결혼"이라며 일상의 반복적인 대답처럼 흘러나왔다. 원철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직업까지 그만 두어버린 소미는 결혼 전 홀로 제주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법처럼 자신이 열광하던 웹툰 [삼다의 연인] 작가 경수를 만나고 말았다. 위기!!! 적색 경보가 켜졌다.

 

소미의 샵 단골인 기자 선옥에게는 곧 결혼이 임박한 남동생이 있다. 세월을 오래 묵힌 소미커플과 달리 클럽에서 만나 원나잇 스탠드로 만남을 시작했고 계획없던 임신으로 인해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고 있는 촌스러운 비뇨기과 남자 간호사 대복과 화려함과 다소곳함의 이중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목사님의 외동딸 이라. 뭐든 제 멋대로인 시어머니와 찍소리 못하는 아들 대복. 기독교와 부적/점을 믿는 집안의 종교적인 갈등. 그리고 이라를 미치게 만드는 그녀의 고객들. 그들의 결혼 역시 삐걱대고 있다.

 

이라의 까칠한 고객 주영은 돌싱녀다. 야구선수였던 첫사랑이 침대에서 팬과 뒹굴고 있는 걸 본 순간 그 사랑은 깨졌고 아이는 유산된 채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으로 도피해버렸지만 아픔과 상처만을 껴안은 채 돌아온 한국에서 주영은 첫사랑 태규와 다시 마주쳤다. 1년의 결혼 생활과 3년의 동거 생활. 둘 중 누가 누구를 더 욕하고 탓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의 과거가 밝혀지는 순간. 이 커플 역시 아슬아슬한 이별의 줄타기에 올라섰다. 주영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대복은 커플의 칼부림 때문에 중요부위가 도려질뻔 했고 이라는 이들의 결혼식이 깨졌다 붙었다 하는 덕분에 정신없고 엉망인 결혼준비에 정신이 없다.

 

뿐만이 아니었다. 이라의 고객 중 수월한 고객으로 분류되었던 꽃집 마흔살 총각 과 18살 연하의 러시아 미녀 비카는 결혼식을 취소하고 공항으로 직행했다. 러시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 물론 그들이 결혼하기까지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철의 레스토랑에서 몰래 요리강습을 받던 비카를 바람난 것으로 오해해 온갖 질투를 일삼던 이들 커플 역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수순을 겪었던 것이다.

 

결혼 일주일.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공교롭게도 서로 얽히고 얽혀 있던 이들 커플들은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앞두고 바람 앞의 갈대마냥 흔들리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약을 바른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이라 더욱더 그들의 방황이 사랑스럽다면...너무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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