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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없이 잘 사는 여자, 못 사는 여자 - 사랑 앞에 길 잃은 여자를 위한 자아 찾기 여행
페넬로프 러시아노프 지음, 한주연 옮김 / 책비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동갑내기라고 해서 다 같은 나이를 먹고 자란 것은 아닌가 보다. 무엇을 겪고 살았는가가 그 사람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인생이 겪게 하는 통과의례들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나이만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겪은 것이 적어서가 아니다. 실패
안에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실패로 남겨두고 여전히 엄마나 가족 혹은 남자에게 의존하며 사는 쪽을 택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삶은 당신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아름다운 선물도 가져다 준다
는 표현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가를 아는 삶을 살아온 내게, 동갑이라도 성장하지 못한채 '기생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은 답답하게 보일
뿐이다. 부모의 의미처럼 남자의 의미도 똑같았다.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관계속에서 이미 그 사람에게 기댈 준비부터 하고 있다면 남자도 그 여자의
마음을 안다. 그리고 멀리멀리 도망가 버린다.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의 사람에게 인생이란 대체 어떤 의미란 말인가.
p125 당신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남자가 있는 편이 훨씬 즐겁다. 하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외로움이 다 채워지지는 않는다. 결혼 7년차 클레어는 의사인 남편이 있고 자신은
사회복지사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지만 외적인 모습일 뿐 온통 관심은 자신의 남편에게 맞추어져 있다. 남편의 취미생활을 함께 즐기고 남편과
여가시간을 보내고 다른 것들은 알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은근 슬쩍 남편이 없으면? 혹은 바람이 나면? 어떻하지?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살게 되는
것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도 외롭게 느끼지 않을만큼의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가끔 시시콜콜한 수다로 정신적인 윤택함을 채우고 이성친구와의
우정타임에도 시간을 쏟으면서 '일'에서 행복감을 채워나간다면 인생에 있어 외로움에 대해 토로할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게 될 것이다. 여기에
멋진 남자와의 데이트까지 포함된다면 그야말로 인생에 있어 불평불만만하고 퍼질러 앉아 있을 시간 따위는 있을 수가 없다.
책이 권하는 것처럼 진정한 독립을 선포했다면 '섹스'때문에 남자를 찾아다니지도, 만나는 남자를 알맞은 남편감으로 보면서 닥달하지도 말아야
한다. 남자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야 하고, 남자가 있어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일이 남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결정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그렇지 못하면 트레이시처럼 잦은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만족감에 계속
구타를 허락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하나의 예시일 뿐이었지만 트레이시의 경우는 너무나 끔찍한 예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