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의 춤 ㅣ 펜더개스트 시리즈 4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카인과 아벨. 성경에 등장하는 이 형제만큼이나 처절하게 원수인 핏줄라인이 있다.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의 공동집필작 펜더개스트 시리즈의 주인공 알로이시어스는 미치광이 동생 디오게네스의 역습을 받게 된다. FBI특별 수사관인 알로이시어스는 홈즈보다 더 사회부적응적 인물이다. 가문의 막대한 부를 누리면서 취미생활처럼 어려운 사건에 뛰어드는 그는 딱 홈즈스럽다. 하지만 드러나게 수사하는 인물이 아니라 어딘가 비밀스럽고 그 자신조차 감추어 놓은 것이 많은 인물이라 앞으로 털어놓을 이야기들이 사뭇 기대가 된다.
악마의 화신같은 디오게네스는 그 어린 시절 이미 부모를 불태워죽인 바 있다. 사실 펜더개스트가는 한 대에 한 명씩 살인마를 배출해왔다. 온 가족을 독살한 조상도 있었고, 싸구려 약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조상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합친 것 보다 위험한 인물이 바로 디오게네스였다. 그의 악마적 성향은 사람을 생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 정도로 치부하고 있으며 IQ 210을 이용해 희대의 원수인 형과의 한판을 위한 장기판 위의 말정도로밖에 보고 있질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전편에서 형의 목숨을 구했으면서도 그 순간을 기회로 삼아 형을 살인범으로 몰 증거를 수집해댔다.
그 결과 [죽음의 춤] 편에서 알로이시어스는 자신의 죽음을 가장한 채 경찰 친구인 다고스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변인물들이 하나하나 살해되어 나가는 가운데 다고스타 역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긴 했지만 비밀스럽게 알로이시어스를 도울 수 있는 인물은 역시 다고스타가 적격이었으므로.
유명한 교수 해밀턴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스스로의 눈알을 뽑으며 소란스럽게 죽었다. <뮤지얼로지>편집장 마고는 등에 칼을 맞았고 운명의 연인인 비올라는 납치되었다. 뿐만 아니라 찰스 듀캠프는 아파트 건물에서 특이한 매듭으로 묶여 교살당했고 FBI특별 수사관 마이클 데커는 남북 전쟁 때 사용된 골동품 총검에 찔려 죽었다. 이 모든 살해 방법이 펜더개스트가와 관련이 있었다. 조상들 중 누군가가 이러한 방법으로 죽어나갔기 때문이다. 펜더개스트와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그리고 범인으로 알로이시어스를 지목하고 있는 증거들.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인 다이아몬드.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다는 다이아몬드 루시퍼를 훔쳐내기 위해 자신의 형을 살인범으로 몰고간 사이코패스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알로이시어스는 이제 허크무어에 갇힐 운명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이자 단 한 사람의 탈옥자도 허용하지 않았던 무허의 교도소.
시리즈 5권을 서둘러 읽고 싶게 만드는 마지막 한 장 때문에 나는 애가 타기 시작했다. 어떻게 될 것인지...읽기 전엔 전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그 사실이 짜릿하면서도 약오르게 만들고 있다. [죽음의 춤]을 뒤로 하고 어서 다음 권을 손에 쥐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