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왕 박태준 - 쇳물보다 더 뜨거운 열정
신중선 지음 / 문이당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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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의 신화는 한 남자로부터 시작되었다. 2011년 12월 타계한 청암 박태준. 그는 산업 근대화의 주역이었으며 존경받는 ceo였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자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었다. 삼성을 만든 이병철 회장처럼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현대를 이룩한 정주영 회장처럼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 일본에서 노동자로 일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타국에서 12년 동안 지내게 되었다. 어린시절의 타지생활이 추후 그의 사회적인 성격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언어습득 속도도 빨랐지만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력도 월등히 뛰어났다고 했다.

 

p32  태준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것만이 힘없는 우리가 저들을 이기는 길이다

 

아버지의 말을 가슴깊이 새기며 모범생으로 자라난 그는 해방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와 군인이 되었다. 육사에서 평생 함께 길을 걷게 되는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고 사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로 생활력 있게 가정을 꾸려나갈 평생의 반려를 만났다. 그리고 군에서 꽤 오랜세월동안 강직한 성격과 끝없는 탐구심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했었던 인물이었다. 포철의 박태준 대표라고만 알았지 그가 군에 적을 두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사실은 [강철왕 박태준]을 통해 처음 듣게 된 이야기였다. 그랬던 그가 미 육군 부관학교로 연수를 다녀오면서 장차 선박을 만들겠다는 꿈을 심고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곧바로 경영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엉뚱하게도 정치노선을 걸었으며 이후 1965년이 되어서야 대한중석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경연인으로의 삶을 꾸려나가게 된 것이다. 이 기간이 그에게는 숙련기간이 되었고 이후 포철을 경영해나가면서도 톡톡히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한 남자의 지난 삶을 눈으로 읽으며 그가 얼마나 뚝심있는 사람이며, 생각을 밀고나가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가진 사람인지 인지하게 되었다. 돈을 차관해서까지 사원주택을 지었고 문화생활공간까지 배려한 것은 분명 남다른 경영자의 마인드에서 출발된 생각일 것이다. 최고수준의 직원 주택단지가 형성된 복지좋은 회사로 입사하는 일을 누가 꺼려하겠는가. 읽으면 읽을수록 알게 되면 알수록 그는 특이한 사람이고 특별한 경영자였다.

 

집을 판 돈으로 기부를 하고 자신은 전세를 살던 것도 모자라 자신이 직접 경영했던 포스코의 주식이 단 한 주도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얼마전 한 드라마에서 대사로 뱉어졌던 말처럼 "부자가 망하는 거 봤냐?"는 대사는 부자들이 부를 세습하는 그들만의 방식을 생각해보게 만들었는데 가장 좋은 자리에 있을때조차 청렴한 것을 생활화 하고 있었던 경영자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움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물론 위인전을 통해 읽은 유한양행의 유일한 선생도 특별한 기부를 한 인물이긴 했다. 하지만 강철왕 박태준은 타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현대인이 아니었던가. 신화창조자인 동시에 포철=박태준이었던 인물의 일화들이 일반인들에게 좀 더 공개되어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삶을 선택할 기회를 주면 어떨까 싶어진다. 신무을 통해, 여러 책을 통해 그의 이야기가 많이 배포되어 있다지만 나는 그의 이름 석자만 알았을뿐 단 한 줄도 그에 대해 읽은 바가 없었다.

 

먼나라 사람인 스티브 잡스나 리처드 브랜슨 같은 인물의 일대기만 줄줄 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산 역사이자 증인인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자긍의 공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이와같은 인물의 일대기가 좀 더 대중화 되길 기대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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