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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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인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상당한 내용의 읽을거리다. 종이책값이 예년과 다르게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한 권, 두 권 구매해서 읽기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가 많아 망설여지는 요즘같은 시절에 이 방대한 두께의 책이 이 가격이어도 좋을까 싶을 정도로 가격대배 읽을거리는 꽤나 양이 알차다. 하지만 좀 더 섬뜩하고 잔혹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대한민국 웹툰에서 그 이야기거리를 찾아보라 권하고 싶다. 그다지 잔인하지는 않았다. 혹은 트릭이 대단한 추리소설을 찾고 있다면 그 또한 국가별로 트릭이 뛰어난 작가들이 있으니 그들의 이야기를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 외, 미쓰다 신조의 오묘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시간을 충분히 내어 책 읽기를 시작하라고 권장하는 바다. 본격소설의 시대를 연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들은 간결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한 집안이나 마을에 얽힌 원한들이 실타래처럼 엮일대로 엮이면 더벅머리 탐정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나타나 그간의 일들을 정리하며 마무리한다. 단거리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짧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독서시간 또한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쓰다 신조의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장거리 레이스를 펼친 것 처럼 시간을 충분히 내어 읽어내야만 할만큼 이야기가 방대하다. 그 범위가 한 산골마을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인물들 중 눈여겨 봐야할 주요인물들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다. 물의 신 '미즈치 님'을 섬기는 산골마을에서 열리는 기우제. 도중에 신남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되고 탐정인 도조 겐야가 그 마을에 들어 사건을 풀어내는 이야기다.

 

짧게 요약되는 이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염두에 두고 이해해야만 하는 이야기였다. 논농사 위주로 살아가는 소박한 마을에 한 여인이 아이셋을 데리고 들어섰다. 대대로 신관으로 살아온 미즈시 가 양녀인 사기리는 양아버지에게서 달아나 만주에서 아이 셋을 낳고 돌아온 것이다. 그녀가 왜 떠나가야했는지 또 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 의문스러운 가운데 급사한 사리기의 두 딸과 아들은 다시 미즈시 가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의붓 할아버지의 욕망에 찬 느끼한 눈빛을 느끼면서도 다시 돌아간 남매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미즈우치, 특공대 생존자이자 마을과는 이질적인 분위기를 내며 쇼이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류마,미처있지만 중요한 힌트를 주곤 하는 할머니, 순종적이지도 않으면서 비밀을 끝까지 털어놓지도 않는 삐딱한 하녀, 신관에게 휘둘리는 마을 사람들까지.....마을 곳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딘지 모르게 다들 평범해뵈지 않았다.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물의 신 전설, 기우제에 얽힌 이야기, 연쇄살인사건, 논에서 밭을 메는 며느리, 신기...등등의 오묘한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흐르면서 우리를 보이는 것 외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궁극의 호러 미스터리라는 소갯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는 추리소설이면서도 호러소설과 맞닿아 있고 미스터리 하면서도 섬찟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묘하게 자아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잔인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눈으로 확인되는 잔혹함은 없었으나 뒷골이 서늘해서 자꾸 뒤돌아보며 읽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이 이야기는.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라는 길면서도 불길한 제목의 책에 대한 타인들의 극찬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작가의 최신작부터 손에 쥐어 들었다. 한 권 정도는 더 읽어봐야 작가풍을 어림짐작할 수 있기에 다음 권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읽으려 생각중이다. 아, 또 이런 오묘한 분위기려나? 그 소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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