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0대는 어떻게 한국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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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잘 사는 것"이라는 탈무드의 문장은 명랑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30대는 우울하다. 취업-연애-결혼-출산-양육의 통과의례가 조선시대에는 10대에 경험한 것에 비해 현대사회에서는 20대에 경험했던 과거와 달리 100세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은 20대~40대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는 디자인이 멋지지만 내구성이 약하다. 안목은 높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30대가 선택하기에 최적의 선택 중 하나가 이케아 가구다. 나 역시 이 가구를 선호한다.

 

고학력에, "샤넬을 꿈꾸면서도 다이소를 소비하는 세대"라는 슬픈 안내가 덧붙은 이케아 세대는

 

저렴한 가격(낮은 몸값)

빼어난 디자인(뛰어난 능력)

가격 대비 내구성(스펙 대비 단기 고용)

미완성 제품(삶이 중간단계)

단기적 만족감(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삶)

 

 

이라는 5대 특징으로 정의 내려지고 있다. 곰곰히 살펴보면 슬프게도 5가지 다 내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던 내가 한국 경제를 뒤바꾸고 있는 주체였다니.....!뒤통수도 이런 뒤통수가 없다. 결혼, 출산, 양육, 내집마련을 뒤로 한 채 1인분의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나의 오늘이 대한민국을 걱정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니...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미래는 어떠할까. 독거노인을 증가시키고 청년층을 증발시키고, 저출산 국가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일까.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케아 세대가 야기한 걱정거리에 대해서 동감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평생고용에 발목잡히지 않고 적게 벌고 스트레스 적게 받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어나가며 만족하는 긍정적인 면이 빠져 있다는 점은 씁쓸해졌다.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과 달리 자신의 만족을 타인의 시선보다 우위에 둔 우리의 용기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고 있지 않은 점이 서운하다는 거다. 물론 전체의 흐름을 보자면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의 말처럼,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라는 전망에 겁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잠시 미룬 것이고 독신 인생을 사회 모범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만큼 이케아 세대를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줄 수는 없는 것일까.

 

이케아 세대는 고용이 불안정하고 삶이 넉넉하지 못하게 된 대한민국에서 30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 중 하나일 뿐이다. "왼손잡이"처럼 떠오른 이케아 세대가 앞으로 또 다른 긍정적 생산물을 사회를 위해 내어놓을 수도 있다. 반발도 저항도 아닌 복수에 가깝다는 삶의 패턴이 기성세대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님을 증명하며 공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확실히 이케아 세대는 사회의 허리층을 감당하기엔 내구성이 약하다. 하지만 연봉보다 기업마인드를 좇고 적당한 시기와 괜찮아보이는 사람이 아닌 나와 라이프 스타일이 맞는 사람을 골라 결혼하려는 30대에 대해 용기에 대해 등을 충고와 등두드림을 동시에 해주는 어른들의 존재가 절실해졌다.

 

사실 뜨끔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누군가 코 바로 앞에 거울을 놓고 보여주고 있는 듯 해서. 하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블링블링하지 못하고 약간은 초라하다고 해서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비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좀 더 멋진 결과물을 내어놓을 수 있는  한 명의 이케아 세대로 거듭나고 싶어졌다.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30대의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통감했으면 좋겠다. 사회의 걱정거리가 아닌 퍼플피플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저력을 내보여주기를 희망하게 된다. 읽고나니 좌절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오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부디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오로라가 비춰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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