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2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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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은 인페르노, 푸가토리오, 파라디소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단테에 단단히 미친 한 천재는 인류를 향한 신호탄을 하나 쏘아올렸는데 그 신호탄이 구원이될지 멸종을 불러 일으킬지는 두고봐야 알게 될 일이었다. 버트런드 조브리스트. 그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신봉하는 시에나 브룩스를 이용하여 사무장과 접촉했고 자신의 자살조차 퍼포먼스화해서 계획의 일부로 그물처럼 잘 짜맞추어 놓았다.

 

이탈리아에 왜 오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은 가운데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고, 누구를 믿어야할지 종잡을 수 없게 된 유명인 로버트 랭던. 역사가 가르치는대로 그 계보를 따라 인디아나 존스처럼 전세계를 종횡무진하던 그의 뇌에 비상등이 켜졌다. 갑자기 이탈리아에서 기억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적이 누구인지, 친구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도 없게 되었고. 종국엔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게 되어버린 그의 손에 던져진 수수께끼. 1권이 그 수수께끼를 발견해나가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2권은 시에나와 함께 조브리스트 계획의 진실이 무엇인지 근접해나가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적과 동지의 선이 분명해지고 가장 믿었던 시에나가 감추어왔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인간의 dna를 수정할 수 있는 기인성 벡터 바이러스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기술과 철학을 가진 유전공학자는 세계 인구 전체를 감염시켜 불임에 이르게 만들어버렸다. 인구의 1/3을 줄여나가는 인간 번식력 제한 프로젝트. 그가 인류의 보존을 위해 만든 미래는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산아를 제한해가며 존속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신곡>에 숨겨져 있던 퍼즐같은 암호는 결국 이것을 풀기 위한 숙제였다. <로스트 심벌>,<다빈치 코드>,<천사와 악마>가 이미 죽은 자들의 시간을 탐하는 이야기였다면 <인페르노>는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과거에서 차용해왔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댄 브라운이 작가로서 한층 더 성숙되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로 하여금 글로써 맛보게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인페르노>는 그 어떤 작품보다 세련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빈치 코드>처럼 놀라움도, <천사와 악마>처럼 흡인력도 강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안정된 글쓰기로 접어진 댄 브라운의 다음 작품 속에서는 이제 랭던의 안정된 모험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마치 에피소드만 달리해서 매번 찾아오던 인디아나존스의 모험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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