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다, 카페
지은정 지음 / 조선앤북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몇년전부터 카페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커피가 좋아서 바리스타 일을 했던 나와 달리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면서 다니던 회사를 접고 창업할 욕심으로 몇년째 준비중인 사람도 있다. 언제 카페를 창업하게 될지 모르지만 만나면 언제나 카페를 창업할 생각이다 라고 본인의 결심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언젠가는 그만의 멋진 카페를 차릴지도 모르겠다.

 

평생직장의 개념도 없어지고 누군가의 지시를 받기보다는 편안하게(?) 자신만의 카페를 창업해서 자신의 공간에 머무르고자 하는 사람들. 하지만 친한 카페주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누군가의 월급을 받을 때가 차라리 더 행복한 시절이었다 라고 후회하는 마음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매달 수입을 맞추어야하는 부담도 부담이지만 한 공간에 갇혀서 자신의 시간을 내기 힘든 일이 젊은 자신에겐 가장 가혹한 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가볍게 그저 '까페나 하나 차릴까?"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좀 더 진지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하고 싶다 카페]를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어진다. 민트색의 예쁜 표지 너머로 오픈 준비기간 고려해야하는 점들부터 입지를 선정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메뉴를 정하고 장비를 갖추어 직원을 모집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 어려운 구간을 속속들이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서울대 식품과학대학원을 졸업후 아워홈을 거쳐 던킨 도넛의 쿨라타 베이스 제품들을 개발하며 익힌 노하우와 (주)푸드베이코리아를 설립후 이케이바리스타스쿨(주),초콜릿 카페 꼬모 셈쁘레 를 창업해서 운영해온 노하우까지 더해 한 권의 책을 집필하며 저자 지은정은 환상을 현실로 끌어내 실질적인 충고를 아낌없이 내뱉어내고 있었다. 누군가의 입맛을 맞추는 일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작든 크든 자신의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일일 것이다. 사업 초보가 할 수 있는 실수들은 피해가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기본 함정들을 알고 가는 길은 전혀 모르고 걸어나가는 일보다는 한결 든든하지 않을까.

 

커피 시장은 이미 과포화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나가보면 일주일이 멀다하고 새로운 카페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그 매력을 잘 알기에 씁쓸한 미소를 머금고 거리를 지나다니게 된다. 20대엔 나 역시 카페를 꿈꿨다. 철없던 시절 이야기다. 나의 성향을 잘 알고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이 정해지기 전의 이야기지만 그 달콤했던 꿈을 깨게 된 계기는 한 작은 카페의 여주인과 친해지면서부터였다. 역시 나의 길은 아님을, 카페주인이 아니라 카페지기로 팬심으로 들르는 나의 모습이 가장 이상적임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나는 그 꿈을 날려버렸다. 대신 좋은 공간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그 기분을 대신하면서 더 즐거워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여전히 카페경영을 꿈꾸는 지인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교본을 찾게 되면 꼭 카톡으로 소개하고 있기는 하다. 그들은 꿈을 이루어나가길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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