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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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랭던이 이탈리아에 떴다. 기억상실인채로.

남들보다 언제나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던 지식인이 남들만큼도 알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그는 대체 그 상황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 것일까. 남다른 지식인 로버트 랭던은 이틀 전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총격받은 상태에서 병원에서 깨어났다. 그를 치료한 의사는 미모의 천재박사로 그녀는 아이큐가 208이나 되는 시에나였다. 동료인 닥터 브룩스가 죽고 둘만 남겨지게 되자 그녀는 기꺼이 로버트 랭던의 일행이 되어 비밀풀기에 나섰다. 이탈리아편에서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만날 수 없으리라. 이번에도 신은 어김없이 로버트 랭던의 편에 섰다.

 

인페르노.

생뚱맞은 제목이라 생각했었는데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선택한 이 제목은 교만/탐욕/욕정/질투/탐식/분노/나태의 그 앞자리를 따서 만든 "살리기아"라는 단어와 딱 맞아떨어지는 한 고전 작품을 뜻한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었다. 제목인 '인페르노'는 지옥을 뜻하고, '푸르가토리오'는 연옥, '파라디소'는 천국을 뜻한다.

 

마흔여섯의 나이. 억만장자인 괴팍한 고객의 자살. 그리고 기억을 상실한 유명한 학자를 죽이기 위해 뒤쫓는 킬러. 댄 브라운이 야심차게 4여년만에 내놓은 신작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작품에 대한 위대한 외경이 아니라 수수께끼와 미스터리를 쫓는 기분으로 읽게 만드는 책이다. 생각을 멈추지 않게 만드는 영리하게 꾀부리는 소설. 그래서 오랜만에 나는 책을 참 재미나게 읽었다. 달달하게 심심하게가 아닌 그저 재미있게. 복잡한 머릿 속을 한꺼번에 날려 버릴 수 있을 법한 '몰입의 시간'이 내게 주어졌던 것이다.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인간이 신의 영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파멸의 시간을 자초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더랬다. 바벨탑처럼. [인페르노]도 연장선상이었다. 비밀단체 컨소시엄, 단테의 데스마스크, 모두를 "무"로 돌릴 무시무시한 카운트다운. 인간이 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을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 궁금증만 가지고 1권을 읽어내렸다. 그리고 2권 읽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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