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 - 진순신 역사소설 마니아를 위한 삼국지 시리즈
진순신 지음, 박희준 옮김 / 서책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탐날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있다. 일본에는 음양사 “세이메이”가 있다면 중국에는 세상사에 통달한 “제갈공명”이 있다. 그들은 이전 시대를 살고 갔으나 죽음도 그들의 이름을 감히 묻지 못했으니, 시간을 살다가지 않았던 그들의 삶은 언제 듣고 언제 읽어도 내겐 즐거움인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 네발로 기고, 두발로 걷다가 세발로 생을 마감한다.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시간에 쫓기고 시간에 눈치를 보며 시간이 흐름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을 자신의 손으로 떡주무르듯 가르며 살아낸 사람들이다.

 

 

세상 사람들은 참모보다는 리더를 먼저 본다. 하지만 리더가 아니더라도 세이메이나 제갈공명은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들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지략가인 제갈공명은 영화 “적벽대전” 속에서 아름답게 빛났다. 그의 영민했던 지략만 알고 있던 내게 책 한 권으로 그의 일생을 살펴볼 기회는 그래서 귀가 커지고 눈이 뜨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바람 잘 날 없던 시대를 휘어잡았던 영웅의 시대. 그 영웅들 속에서 살아서는 충절과 총명함으로 그리고 죽어서까지 산 중달을 물리치며 “천하의 기재”로 불리며 묻혔던 제갈공명은 181년 제갈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밝음을 뜻하는 “양”이라는 이름을 받들어 자를 지을 때 그는 “매우 밝다”는 뜻의 “공명”을 스스로 골랐다고 한다.

 

 

삼국지의 영웅 관우, 장비의 큰 형님이었던 유비로 하여금 삼고초려를 겪게 한 공명은 아비가 죽고 숙부의 품에서 정치를 배워나갔고 처세를 익혀나갔으나 출사를 미루고 있었다. 다만 어진 배우자를 얻어 세상을 읽고 있었으니 그의 쓰임은 유비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하늘이 터준 것임을 나는 이 두꺼운 책을 읽고서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난세에는 영웅만 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웅을 만드는 그의 사람들까지 함께 성장한다. 그래서 난세는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는 기회의 순간이 되는 것일까. 명언서나 병볍서처럼 공명의 지혜를 터득케 만드는 책은 아니었으나 먼저 공명이라는 사람을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 바로 진순신의 역사소설 [제갈공명]이었다. 영화 적벽대전의 주인공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 등장한 모든 영웅들이 주인공이었으며 멋지게 그려졌다. 하지만 이 책 [제갈공명] 속에서만큼은 단 한 사람이 영웅이다. 오장원의 전투와 적벽대전뿐만 아니라 그가 걸었던 발걸음 한 걸음한걸음을 뒤쫓으며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자세는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자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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