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사막이 필요하다 - 전세계 25개 사막을 홀로 건넌, 아킬 모저가 들려준 인생의 지혜와 감동의 기록
아킬 모저 지음, 배인섭 옮김 / 더숲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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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진실 주연의 영화 [편지]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영화다. 최진실, 박신양 두 배우의 열연으로 그저그런 영화가 아니라 명품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가슴절절한 멜로로 그려졌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남편이 죽고 나서도 생을 살아가야하는 여인의 회고는 그래서 더 절절했다. 이젠 혼자 사막을 건너야 한다던 그녀의 독백이.

 

사막은 누구에게나 생명을 걸어야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일생동안 단 한 번도 가볼 일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사막을 그것도 하나가 아닌 전세계 25개의 사막을 홀로 건넌 사람이 있다. 그에겐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제일 먼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1945년생 아킬 모저는 유명한 탐험가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면서 사진을 찍고 강연도 한다. 그런 그가 열 일곱의 나이에 처음 사막을 여행했다고 한다. 6주 동안의 여름 방학을 이용해 모나코로 여행을 떠난 그에게 드넓은 광야와 모래언덕들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고 했다. 슬픈 사연이 있어 쫓기듯 떠난 여행이 아니라 성장하고 발견을 위해 떠난 여행 속에서 그는 "삶"을 발견해냈다. 그 감동을 이어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호주,유럽 등의 모든 사막과 광야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지혜를 발견해냈다. 그 감동의 기록이 [당신에게는 사막이 필요하다]다.

 

"사막을 홀로 건너본 사람만이 자신에게 도달하는 법을 찾을 수 있다"

 

세계의 사막을 건너면서 그는 동시에 삶을 건너고 있었다. 의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종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나누면서 죽음의 순간들을 지나쳤다. 사막을 건너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니.....! 밤. 바람, 모래,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 지루하고 거친 그 지역 속에서도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동물들과 함께하고 자연을 벗삼아 사막을 건넜다. 도시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본 내게 사막은 죽음의 영역이었는데 아킬에게 사막은 삶의 연장선이었다.

 

컬러 사진으로 실렸다면 분명 더 아름다웠을 모래와 바위가 자아내는 다양한 사막의 풍경들. 피부색을 알기 어려웠던 사람들, 그를 사로잡았을 내면의 고요함 등이 좀 더 진하게 보여졌다면 어땠을까. 감동은 결코 꾸며진 상황에서는 전달되지 못한다. 가장 진실하며 가장 절실한 순간에 타인에게 옮겨지는 것이다.

 

아킬 모저. 그가 많은 사막을 건넜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막으로 들어가 삶과 조우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위대함을 책으로 구경하게 된 것이다. 진정한 삶의 기뿜을 삶의 축소판인 사막에서 발견했다고 말하는 아킬 모저. 나는 오늘도 책 한 권으로 누군가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이웃 한 명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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