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쿠쿠리상 놀이'는 분신사바와 닮아 있다.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질문을 던지고 yes와 no로 답을 요하면 동전이 움직여져 답을 전한다는 놀이. 코쿠리상 놀이를 야기가 시작한 나이는 열 한살.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은밀한 유혹에 빠져 야기는 그 존재를 받아들여버렸다. 맞아들어가는 예언에 재미를 붙이다가 결국 그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몸을 빼앗겨 버리게 된 비운의 인간이 바로 야기였다.

 

 

 

p14  누구 있어요?

 

 

누가 있었다. 혼자 있는 방안에서조차 누가 있었다. "나는 언제쯤 죽어?"라는 질문따위는 애초부터 하지 말았어야 했다. 결과를 알아도 너무 무섭고 몰라도 되는 이야기를 물어봤고 결국 그 답을 들었다. "4년 뒤 괴로워하다 죽을거야"라고. 이후부터는 상처를 입을때마다 몸이 변해갔다. 심한 상처를 입어도 죽는 것이 아니라 다시 다른 몸으로 재생되며 점점 괴물로 변해만갔다. 그 공포로 인해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살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예언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슬프게도.

 

[베일]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천제요호]가 위에서 언급한 인간이 귀신에게 먹혀가는 이야기이고,[그리고 화장실의 '담배'씨, 나타났다 사라지다]는 그 뒤에 있는 이야기인데 천제요호가 너무나 강렬하다보니 그 뒷 이야기는 그냥 무덤덤했다. 귀신에게 몸을 빼앗기는 이야기. 오츠이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오싹할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베일]의 두 이야기는 전작들에 비해서는 덜 끔찍했다. 하지만 되새김질해보면 이 역시 무서운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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