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이스
길리언 플린 지음, 유수아 옮김 / 푸른숲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프레리 학살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리비는 당시 7세였다. 일곱 살의 기억이 얼마나 올바른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의 증언을 채택되어 당시 15세이던 오빠 벤을 가족 살인의 살인자로 감옥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쓸모없는 남편 러너와 헤어져 사춘기 청소년인 벤,각각 10세였던 미셸과 아홉살 데비,7살 리비까지 먹여살려야했던 엄마 패티는 너무나 어린 서른 둘이었다. 부모로부터 농장을 물려받았지만 시간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서른 둘의 나이에 아이들을 두고 생계를 위해 자살을 결심했을때 그 비참한 심정은 얼마만큼 바닥을 향해 있었을까. 아이들에게 보험금을 쥐어주기 위해 청부살인자를 고용하고 그날밤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런데 일이 틀어졌다. 그녀를 죽이기 위해 들어선 "빚쟁이들의 천사"로 불리는 캘빈 딜은 패티뿐만 아니라 어린 딸까지 죽여버렸던 것이다. 그 시각 벤은 여자친구 드온드라가 임신하는 바람에 도망갈 계획을 세웠는데 그만 드온드라가 어린 여동생을 목졸라 살해하고 말았던 것이다. 같은 시각,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살인사건. 이는 하나의 사건으로 묶여지기 충분했으며 범인을 한 명으로 오인해 지목하기 충분했다.

 

그리하여 1985년 1월 3일 시벽 2시경에 일어난 캔자스 키내키 농가 데이네 일가족 몰살 사건의 범인은 그 집 아들인 벤으로 종결지어졌고 오랜시간 종신형을 살게 된 벤은 그 어떤 항소도 하지 않은채 묵묵히 옥살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비교적 마르고 퉁명스러운 여자로 자라났지만 리비는 살아남았다. 18살에 32만 1,374달러를 유산으로 물려받은 그녀는 147센티미터에 발가락은 3개가 절단되고 넥째 손가락도 반정도나 절단되었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제 와서 다시금 생각해본다. 정말 오빠가 범인일까? 하고.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던 리비는 이 상활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탐문해나가고 가족이 도륙된 사건을 시작점으로 해서 그날의 조각들을 다시 끼워맞추어나가기 시작했따. 얼마전 끝난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처럼 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의 무죄를 증명해낼 수 있었을까? 법정싸움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이젠 진실을 말하는 그 누군가의 한 목소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룻밤에 두 명을 살해한 살인자. 그들이 버젓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 그리고 뉘우침 없이 태어난 존재. 이 모든 끔찍함을 뒤로하고 우리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소설은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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