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결혼을 결심한 당신에게
하정아 지음 / 홍익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항상 여자형제가 있었으면 했다. 자라날때는 툭탁거릴 동성 친구가 있어서 좋을 듯 했고, 자라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동지처럼 보여서 좋았고 결혼해서는 시시콜콜 모든 이야기를 다 나눌 수 있는 대나무밭처럼 보여서 좋아보였다. 여자형제는 남자형제보다 유용했다. 여러면에서-. 하지만 여자 형제가 없다보니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매님"이 될 언니나 친구, 여동생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는데 그들은 모두 "결혼"이라는 대문 앞에서 90%가 결혼을 반대하고 나서는 거였다. 결혼을 한 쪽도, 안한 쪽도. 그렇게 부정적이면서 왜 결혼을 한 것이고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해도 호회 안해도 후회면 하고 후회하라"는 말이 있지만 결혼이 이에 해당하던 옛날과는 달리 요즘에는 결혼은 "선택"이라는 도마에 올려져 있다. 결혼식을 준비하곤 하지만 정작 결혼을 준비해본 일 없는 사람들이 현실 앞에서 무너지고 깨지는 것을 봐온 나는 '시월드"가 짱짱하게 버티고 있는 결혼이 그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만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부터 "자매님"을 바래왔던 것처럼. 결혼이라는 당면과제를 현명하게 타고넘은 세상 모든 언니들의 결혼 카운셀링이 이[어쨌거나 결혼을 결심한 당신에게] 한 권에 쏘옥 들어가 있었다. 마치 그토록 바랬던 자매님들을 한꺼번에 얻게 된 느낌이랄까.

 

결혼을 앞 둔 사람도, 결혼을 시작한 사람도, 이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 역시 그 팁이 톡톡해서 읽기를 멈추고 싶지 않을 책. "귀머거리 삼 년, 벙어리 삼 년은 개나 줘버려"라고 통쾌하게 충고하는 저자는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한 방법, 착한 며느리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법, 시월드에 대처하는 통쾌한 방법, 동서나 형님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법, 말 안 듣는 남편을 길들이는 법, 남편의 바람을 소리 없이 잠재우는 방법 등등 너무나 많은 방법들을 "돌직구 충고"로 다루고 있다.

 

자격 없이 부모가 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격 없이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다 싶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열광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지만 세상이 이만큼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팔자 뒤웅박"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이 더 슬프기만 하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나"를 지켜나가기란 너무나 힘든 일처럼 느껴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기엔 "결혼"이라는 제도는 너무나 많은 장애물들을 장치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결심했다면 이 책은 정말 유용한 참고서가 될 듯 싶다.

 

특히 마지막에 첨부되어 있는 [국민고모 오영실의 똑소리 나는 결혼 사용법]은 그간 방송에서 통통 튀는 입담으로 사랑받아왔던 그녀가 결혼 22주년만에 털어놓는 결혼생활에 관한 충고라서 더 귀가 솔깃해진다. 대한민국에서 유부녀 해먹기 힘든 까닭은 남편은 밖에서 인맥을 형성하는 동안 가정생활은 모두 주부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처럼 분담해서 헤쳐나가는 문화가 아니다보니 쉽게 지치는 것이리라. 현실앞에서 담대해질 것. 그 마인드 없이는 험난한 결혼생활을 헤쳐나가기 힘들다고 국민고모는 토로한다. 22년을 똑똑하게 겪어온 그녀의 "참소리"는 그래서 결혼을 결심한 여자들에게 힘이되고 득이되고 용기가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좀 더 긴내용이었으면 좋았을텐데....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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