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 1
박민숙 각색, 김은숙 원작 / 아우름(Aurum)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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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소설이 있다면 드라마나 영화를 재미있게 본 뒤 꼭 그 원작 소설을 찾아보게 된다. 그 재미가 어디에서부터 파생되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 원작이 나은지 영상이 더 나은지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겨서다. 하지만 요즘은 그 반대로 찾아보는 일이 잦아졌다.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 종영 이후 집필된 소설을 읽게 되는 것이다. 원작이 드라마인 소설. 둘 다 재미있으면 금상첨화고 영상에 비해 옮겨진 글이 별로 이거나 별 감흥이 없다면 "괜히 읽었다" 싶어지기도 하지만

 

[파리의 연인]이후 꾸준히 팬인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은 그 인기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진 못했던 드라마다. 본방사수도 못했고 케이블에서 방영할 때마다 띄엄띄엄 시청하다보니 그 흐름도 끊겼다. 하지만 그 톡톡 튀는 대사들이 좋아 소설로 나오면 꼭 읽어보리라 마음 먹었더랬다. 그리고 소설이 손에 들어왔다.

 

[신사의 품격] 불혹의 나이 마흔에 접어든 남자들이 중후하고 철이 들었을 거라는 편견은 완전 갖다 버려야 했다. 네명의 남자들은 각각 다 멋지다. 그들은 전문직종에 종사하며 여유롭고 안정된 라이프 속에서 그 스타일대로 삶을 즐긴다. 네 명 중 단 한명이 유부남이긴 하지만 그에게도 아이가 없으니 늘 "총각"처럼 살고 있다. 무서운 마누라의 눈을 피해.

 

그런 남자들이 단체로 "철이 없다". 그 철없음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필력이 여기서 부터 마술을 부리며 피터팬 같은 그 남자들의 철없음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드라마에서 김은숙 작가가 인물의 매력을 잡아냈다면 소설 속에서는 박민숙 작가가 그 맥을 이어 대사와 짧은 호흡으로 재미를 통통 튀게 만든다.

 

사랑을 알지 못했던 "불혹의 소년"이 시작하는 진짜 연애. 제일 까다롭고, 제일 완벽을 꿈꾸며, 제일 자만심이 가득한 남자가 시작하는 짝사랑 직구는 그래서 찌질하거나 불쌍하지 않으면서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 남자식의 서성거림이 귀엽고, 그 남자식의 치고들어오는 방식이 새롭다. 선수급인듯하면서도 서툴다. 이 남자의 매력은 그거다.

 

4커플의 사랑 이야기는 그래서 혼잡스럽지 않고 네쌍 모두의 사랑을 응원하게 만든다. 각각의 매력이 담뿍 담겨 있기에.

 

사랑은 어느날 이렇게 다가와 "지금 이 순간"을 살게 만드나보다. 그래서 "운명"이라 부르나보다.

[신사의 품격]이 사랑받는 이유를 단 1권을 읽고서도 나는 충분히 알게 되었다. 아, 드라마 다시보기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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