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달력 2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종말과 예언을 앞두고 2012년 12월이 다가오면서 일반인들도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만약 2012년을 목전에 두고 읽었다면 꽤나 심각하게 읽혀졌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그 시기를 지나 안전(?)하고 안정적인 시기에 [신의 달력]을 집어 들 수 있었다.

 

 

 

새뮤얼 베케트....죽지 않는 남자

 

 

새뮤얼을 뒤쫓던 하워드는 역사적 비사들과 마주치게 된다. 상대성 이론이 아인슈타인이 독창적으로 생각해낸 이론이 아니라는 점, 걸리버 여행기가 숨은 뜻이 있다는 것, 쫓고 있던 남자 새뮤얼이 죽지 않는 남자이자 예수의 재림이라는 것. 도대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단서들이 서로 짜맞춘 것처럼 맞아떨어지면서 하워드를 전진하게 만들었다. 그의 운명 속으로-.

 

신발 없이 맨발로 다니고 기적을 행하고 역사속 여기저기에서 같은 얼굴로 살아가는 남자를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만 할까. 게다가 그는 하워드가 뒤쫓을 것을 미리 알고 몇 십년전부터 단서들을 여기저기 뿌려놓아 추적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하워드는 예수회 수녀 린지와 히틀러의 비밀방에 잠입하고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난쟁이 가족을 만나러 다녔으며, 종국엔 직접 그를 대면하기에 이르렀다. 눈 앞에서 벌어진 그의 죽음은 막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 또한 운명 속에 있었다. 죽은지 사흘만에 부활해 시체 안치실에서 스스로 걸어나와 cctv에 찍힌 남자, 새뮤얼. 딸 제이미의 살인범조차 메신저로 두어 하워드의 아픈 상처를 후벼 파놓던 그가 12개의 이니셜을 남겼으니 이는 바로 12사도를 뜻함이라. 새뮤얼, 아인슈타인, 뉴턴, 오펜하이머, 콜럼버스, 그라비츠, 신기원, 칠람발람, 조나단 스위프트.밤비야..그리고 나머지 L! 종말이 목전에 와 있는 가운데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는 천재소녀 밤비야와 함께 최종 목적지인 마추픽추로 향한 그는 <구원의 서>를 통해 종말을 멈추고자 했다. 그리고 그곳에 새뮤얼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제서야 마지막 사도가 바로 하워드 레이크 자신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워드 레이크...이야기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남자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에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28 장 15절)

 

 

새뮤얼은 그의 마지막 사도를 시험에 들게 하면서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모든 것이 운명에 연결되어 있었던 그의 선택으로 세상은 구해졌고 하워드 역시 그 답을 신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완벽한 상상력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짜맞추어진 플롯, 그리고 그 어느 구석도 시시함이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았던 소설을 읽어나가며 마치 영상이 눈 앞에 펼쳐진듯 상상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글로 읽고 영상으로 상상을 증폭해 나감으로써 두 배의 재미를 얻어내는 책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찾아 검색하면서도 가슴이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있다.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로 나의 심장을 매료시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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