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달력 1
장용민 지음 / 시공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을 영화로 보고, <궁극의 아이>를 최근에 읽었지만 저자의 저력은 그것이 끝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어떤 작품보다 [신의 달력]이 최고였음을, 헐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져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이야기를 손에 쥐었음을 알게 되었다. 완벽한 재미. 방대한 양의 역사. 완전체는 바로 이런 스토리텔링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전문분야를 꼼꼼히 분석해서 쓰는 작가인 제프리 디버의 작품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고, 세월이 지나도 그 재미가 퇴색되지 않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과 나란히 두고 읽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작품이 장용민 작가의 [신의 달력]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운명....

 

주인공 하워드는 어느날 운명처럼 일어난 사건으로 어린 딸 제이미를 연쇄 성폭행범의 손에 잃는다. 그가 데리러만 갈 수 있었다면....그에게 일상의 사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내와 떨어져 사는 일도, 딸이 죽는 일도, 자신의 가슴을 뜯으며 통탄하는 일도 없었을 것을.......나쁜 것들은 모조리 나를 지나쳐 가리라!는 믿음을 갖고 사는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살던 평범한 시민 하워드의 삶은 그렇게 딸 제이미의 죽음으로 곤두박질 쳐졌다.

 

사설 탐정 사무소를 꾸려가던 하워드 앞에 "새뮤얼 베케트"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떨어지고, 찾는 과정에서 그가 행한 기적들이 성경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추적은 이미

 

사탄을 신봉하는 지하종교 단체인 맨디스의 염소,예수회 수녀, 유명한 언더우드 목사, 지옥의 서인 <리베르 레기스>,롱기누스의 창, 마야문명 등이 등장하고 콜럼버스,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히틀러에게 영향력을 끼친 새뮤얼 베케트가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이 인간은 신의 신봉을 "믿음" 이 아닌 "장사"로 변질 시켜나가고 있었다.

 

이에 분노한 신이 죽지 않는 자 "새뮤얼"을 보낸 것인지, 어떤 다른 준비된 일이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방대한 이야기는 서양의 역사를 이곳저곳에서 후벼파면서 속도를 붙여 어서 읽어내라고 독자의 등을 두드리곤 했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흥미와 재미는 증폭되고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이 이면을 드러내면서 수수께끼의 퍼즐은 하나하나 맞춰져 갔던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 닿아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의 시작은 운명이었으니, 새뮤얼 베케트가 영생을 살며 곳곳에서 기적을 일으키는 일도, 하워드가 그를 뒤쫓으며 만나지는 사건과 인물들도 다 운명으로 짜맞춰져 있기에 그 끝에 주어질 의무가 무엇인지 한층 궁금하게 해놓고 1권은 종결지어졌다.

 

단 한 순간도 지루하거나 늘어지지 않았으며 사건이 점층적으로 커지면서 점점 더 기대하게 만드는 소설이 바로 [신의 달력]이었기에 이야기의 힘이 어디까지 닿아있는지 2권을 마저 읽고 나서야 긴장을 풀고 한 숨 돌릴 수 있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