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린 채로 행복하게 사는 법
나카무라 진이치.콘도 마코토 지음, 김보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생의 마지막을 치료가 아닌 힐링의 목적으로 맛나는 것을 먹고 여유롭게 지내다 죽기로 선택한 외국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있던 호스피스 기관의 어느 요리사가 쓴 책을 읽은 적 있다. 음식도 못삼킬 그들을 위해 왜? 요리사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역으로 생각하니 삶의 길이가 짧아 정해져 있다면 맛나는 것을 먹다가 가야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무엇 때문에 절제하고 아픈 시간을 연장한다는 말인가.

 

교토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타카오병원 원장 및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나카무라 진이치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기 위해 치료를 멀리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가 바라는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위에서 말했던 그 곳 노인들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상식들이 세뇌된 것들이었다니......화장품이나 음식뿐만 아니라 병의 치료에까지 알고 있던 것을 뒤집어야 하면 대체 무얼 믿고 살아야할지 혼동되기 시작했다.

 

흔히 암에 걸리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빨리 죽고 싶어진다고 했다.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보여진 모습들은 피를 토하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너무 고통스럽게 절규하다 연인이나 가족의 품에 안긴 모습들이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암이라는 병 때문이 아니라 그 치료로 인한 고통이었다니.....! 또한 항암제 치료의 효과는 종양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일뿐 그 치료법이 아니라고 하니 그동안 "암"이라는 병에 대해 우리는 감기만큼이나 모르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은 종양을 만드는 암이란다. 일본인들이 주로 걸리는 암의 종류라는데 이 암들은 항암제로는 치료가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의 암센터에는 이 암을 앓는 환자들이 분명 넘쳐나게 입원중일 거였다. 하지만 용감하게도 90%의 암환자는 항암제 치료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니....치료를 당연시 여겨왔던 내겐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겠다.

 

p18  치료만 받지 않는다면 암은 꽤 괜찮은 병이다

 

라고? 치사율이 100%라는 암은 걸리면 대부분 치료와 약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주변에서도 그런 모습들을 보여왔다. 그러나 저지 나카무라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암은 진짜 암과 유사암으로 나뉘는데, 진자 암은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며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유사암이 아니라면 진짜암은 조기 발견으로 치료가 가능했다 라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는 병이라고도 말한다. 수술로 인해 상처를 내면 결국 그 절제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환자를 죽이는 것이 의사라고 고백하고 있다.

 

"암은 걸리면 바로 죽는 병"이라는 이미지를 의사가 만들었다고 말하는 그 역시도 의사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용감하게 "사기꾼이다"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쓴다. 1일 1식도, 칼로리를 제한하는 일도 결과적으로 거짓이라고 외친다. 그의 거침없는 외침은 과연 어떤 믿음에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서 나는 책을 초벌 읽기를 하고 또 재벌읽기에 들어갔다.

 

물론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최고의 유산이다"라는 말을 내뱉을 수는 있다. 누구나-. 하지만 막상 죽음 앞에 서면 인간은 그 누구도 죽기 보다는 살기를 희망하고 바라게 되지 않을까.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역시 커다란 용기임을 깨닫는다. 크게 아프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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