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포토샵 - 생활 디자이너 7명이 들려주는 일상, 작업, 포토샵 이야기
김효정(밤삼킨별)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밤삼킨 별","다자란 소년" 등등 블로그를 하는 동안 이름을 들어본 이들 7인에게 그들만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기회가 있다길래 나는 얼른 책을 집어들었다. 언제부턴가 배워야지~ 배워야지~ 하면서 "시간이 없노~"하고 배움을 미루어두었던 포토샵. 그 포토샵을 현장에 있는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길래 두말 없이 집어든 책이었다. 그.러.나, 나는 포토샵의 포자는 커녕 포토샵 프로그램이 깔리지 않는 구식 노트북을 사용중인 여자였다. 그래도 배우고픈 욕심은 하늘을 찔러대는 여자였기에 후편에 실린 기본편을 보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로 먼저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런 책들은 순차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었기에 편집 순서와 상관없이 궁금한 사람편부터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순서는 밤삼킨별->다자란 소년->뉴욕이->나렘언니->수진맘->그림그리는 선진 순이 되었다. 아, 그녀는 이미 유부녀였단 말인가. "밤삼킨 별"의 글씨가 좋아 당장 필요하지도 않는 책을 사 본일이 있다. 부록으로 그녀의 손글씨를 받을 수 있다길래. 그리고 득템해서 책상 앞에 붙여두었더랬다. 손으로 글씨를 쓴다기 보다는 그린다는 쪽에 가까운 나는 "필"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기분에 따라 글씨의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날은 남들에게 "글씨가 예쁘네요" 칭찬받을만큼 예쁘다가 어느 날은 삐뚤?뚤하기 일쑤였다. 일정치가 않았다. 하지만 글씨를 예쁘게 쓰는 사람들의 글씨는 언제나 한결같다. 그 중에서도 밤삼킨별의 글씨는 귀요미 글씨체라서 좋다. 그런 그녀는 글씨뿐만 아니라 사진과 그림에도 재능이 있고 카페도 운영하면서 여행과 경연까지 업으로 하고 있다니...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원하는 삶을 사는 이의 삶은 그래서 훔쳐보면 "부러움"이 먼저 인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져도 좋으니 훔쳐보고 싶은 삶들이 있다. 그녀의 삶처럼.

 

1억이 생긴다면 "부엉이"를 사모으고 싶다는 엉뚱한 그녀. 그런 그녀이기에 철들지 않은 작품들이 탄생하는 것일까. 글씨로 치차면 다자란 소년 역시 어디 빠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심플한 뿔테를 낀 그는 "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었다. 펜보다는 붓이 어울릴 그는 아니나 다를까 많은 붓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옛사람의 글씨같은 그의 작품에 포토샵으로 색이 칠해지는 순간 옛것은 오늘 것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노랑을 제일 선호하는 나렘언니는 알록달록한 천들로 핸드메이드 인형을 만들고 있었고, 단추를 단골 메이트로 두고 작업을 하고 있는 빈티지 핸드크래프트 디자이너 하폴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딸 수진이의 모습을 담기 시작하다가 스냅 사진 작가로 살게 되었다는 수진맘이나 스물 여덟의 나이에 세 개의 이름으로 살며 자신만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있는 그래픽 아티스트 뉴욕이,어렵고 낯선 것을 찾아 헤매는 걸 멈추고 진짜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고 있다는 그림그리는 선진까지 그들의 일상은 "특별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부럽다~!!! 그들에겐 "일상적인 하루"가 나에게는 "특별하고 부러움이 가득한 하루"라는 것이.

 

손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붓을 잡고, 사진을 찍고, 인형을 만들고, 포토샵을 활용하는 그들의 작품들에는 그래서 "사랑스러움과 행복감"이 동시에 가득차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들만의 "핫"한 스타일링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었으나 정작 제일 먼저 배워나가고 있는 것은 "삶의 방식"이었다. 인생의 빈 면을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 주어진 것을 채워나가는 여유로움. 그리고 그 속에서 찾아나가는 즐거움. 나는 그들에게서 기술이 아닌 생각하는 힘을 얻어 오늘을 채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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