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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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는 개똥지빠귀라는 새의 학명이라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가장 부유한 국가인 노르웨이에서 일어났던 충격적인 테러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극우파 나치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인종차별. 도덕적으로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배워온 우리들과 달리 우월인종의 유지를 위해 타 인종을 배격하는 일이 당연시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지구라는 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일임에 틀림이 없는 일일 것이다.

 

전작들에서도 등장했던 유능한 경찰관 해리 홀레는 이곳에서도 여전히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주인공이 그가 아니었다. 역사와 전쟁 속에 휘말린 연인들이 그 주인공이며 살날보다 죽을날이 가까워온 그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진정한 소재인들임에 분명하다. 노인들의 옛 추억과 그들이 간직한 러브스토리라. 어찌보면 관심을 약간 비켜간 등장인물들일 수 있겠으나 노련한 작가 요 네스뵈는 그조차도 흥미롭게 반전시켜 놓아 버렸다.

 

닥터 부에르에게서 자신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확인한 노인은 전쟁 중 일을 떠올리며 남은 삶 동안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계획해나가기 시작했다. 돈이 얼마나 들든지 상관없었던 그는 먼저 저격용 총을 주문하고 저격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냈다. 그의 목표물은 왕실가족. 참전군인이었던 그에게 누군가를 죽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크고 작은 살인들이 일어나왔으니 말이다. 적잖이 많아진 그의 나이 또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다만 사랑하는 헬레나가 낳은 딸 라켈과 손자가 걱정되긴 했으나 자신의 임무를 위해 잠시 그건 접어두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감정선을 따라 읽은 사건의 계보는 이러했다. 그리고 그의 가족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으면서 그를 저지할 인물로 작가는 해리 홀레를 배치해두고 있었다.

 

유능했던 파트너 엘렌을 잃은 해리. 독일과 노르웨이의 전시국면과 그들이 인정하지 않았던 역사의 한 부분을 물고 늘어지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았던 [레드브레스트]는 그래서 그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힘을 실어나른다.

 

언제부터인지 북유럽 소설에 손이 가곤했다. 조금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기대하고 열망하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스티그 라르손과 요 네스뵈라는 작가를 알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나는 오늘도 네스뵈의 차기작 [네메시스]의 번역본을 기다리고 있다.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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