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아니어도 좋아 좋아 시리즈
에프북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작은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큰 집에서 살다가 덜컥 독립했는데 그 작은 공간에서 숨쉬기 어렵게 느껴졌다. 폐소공포증이라곤 겪어본 일이 없었는데 그 숨막히는 느낌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래도 당장 넓혀 이사갈 수 없었기에 참고 또 참아봤는데, 문제는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했다. 햇볕이 안드는 창, 환기도 잘 안되고 급기야 비오면 빗소리까지 벽면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오면서 눅눅해지더니 온 방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이는 깨끗해 보이던 욕실 천정에서도 물방울이 고이고 변기는 안쪽에서 낡아 플라스틱 바가 부러져서 물내리기 어려워지고....겉만 보고 고른 집의 하자는 이토록 어마어마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집을 고를 때는 요령과 센스 뿐만 아니라 주의점을 잘 알고 골라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터득하게 되었는데, 낮에도 보고 밤에도 꼼꼼히 보면서 내 살 집에 대한 책임감을 양 어깨에 지고 구경다니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자인지라 조금 더 아늑하고 예쁜 집들을 눈에 담기 시작했는데 [아파트가 아니어도 좋아]를 손에 들고 보니 딱히 예쁜 집만 고집할 일은 아니다 싶어졌다.

 

집만 바르다면 내가 예쁘게 꾸미며 살 수 있을테니까. 리모델링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져 용기가 생겼다. 커튼 하나 바꾸고 침구바꾸고 공간 활용을 달리하면서도 적은 가구로 여러 효과를 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인테리어가 아니겠는가 싶어졌기 때문이다. 안전해보이고 구조가 좋아보여서 아파트를 선호했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우다다"를 해대는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기에 층간소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몸이 불편하니 청소하기 힘든 넓은 공간 또한 필요치 않았다.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보니 집들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잘 꾸며진 집의 형태는 아니지만 내 눈에는 추후 고쳐나가면서 예쁘게 채워갈 공간들이 투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이토록 많은 차이가 있기 마련인 모양이다. 홍새롬씨 행복 하우스를 보곤 짜맞춘 쇼파에 걸터 앉아 저녁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김성민씨의 하얀 욕실을 구경하면서는 플라스틱이 아닌 세면대와 스탠더드 모멘트 변기를 두는 욕실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전윤영씨 부부의 집에서는 심플함을, 권영아씨 집에서는 하얀 매트리스로만 꾸며진 침실을 내 상상속 공간으로 가져와 마음껏 꿈꿔보기 시작했다.

 

꿈꿔본 것들은 자꾸 바뀌어가겠지만 상상하면서 충분히 행복하고 희망을 갖게 되어 좋았달까. 이 즐거움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면서 "집은 재산이 아나ㅣ라 오늘을 살게 하는 희망이 되어야 해요"라는 책속 말을 마음에 새기게 된다. 자꾸만-. 아, 곧 이런 집을 갖게 되길 바래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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