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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고경원 글.사진 / 앨리스 / 2013년 4월
평점 :
길고양이들의 삶은 언제나 고달프다. 집고양이라면 때에 맞춰 사료랑 간식을 딱딱 맞춰서 먹을 수 있고 넉넉한 물로 목도 축이며 추위와 비바람에 떠는 일 없을 텐데....그들의 운명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 것으로 끝나는지라 2~3년 안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일이 허다하다. 슬프게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고양이들의 존재는 언제나 반갑다. 늦은 밤 좁은 골목 길을 걸을 때도 뒤에 발자국 소리가 따라오지 않을까? 겁나 있을 때 담 벼락 위에서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칠 때면 얼마나 든든하고 안심이 되는지. 물론 그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제 살길을 위해 얼른 도망가 버릴테지만.......!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은 언제나 반가운 존재다.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 가방 속엔 언제나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 주머니가 들어 있었고 생명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고양이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나누고 살아야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너의 소중함은 물론 나의 소중함까지 일깨워주었으니 내게 고양이들이 얼마나 고마운 생명들인지 더 덧붙여 말할 필요가 또 있을까.
[길고양이 통신]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잛지만 행복한 삶을 누릴 줄 아는 고양이들이었다. 먹을 것을 챙겨주는 이웃들이 있고 함께 나눠 먹는 길고양이 친구들이 있고 자유로운 삶이 있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그들. 우리의 잣대로 재면 그 짧은 생이 한없이 안타깝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즐거움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알면 알수록 고양이가 더 좋아진다.
특히 눈에 밟히던 화단의 고양이들.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겠지만 그 곳에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나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