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사랑에 살다
최정미 지음 / 끌레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두 남자가 있다.

신분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며 선택의 방식도 다른 두 남자가...

이들이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데, 한 남자는 그 여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렸으며 종국엔 자신의 생명까지도 갖다 바쳤다. 하지만 또 다른 남자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삶으로 데려와 나라를 뒤흔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녀를 버렸다.

 

조선의 왕 숙종과 청국의 거상 치수의 사랑법은 이렇게 달랐다.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도.

 

여인의 이름은 장옥정. 헨리 8세가 사랑했던 천일의 여인 앤불린처럼 6년을 사랑받았던 희대의 요부, 장희빈이 바로 그녀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만을 전하듯 우리는 장희빈의 한 면만을 봐왔다. 딱히 다르게 봐보려고해도 그 편견의 늪이 깊어 역사는 그녀의 긍정적인 면을 바로 봐주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한 드라마에서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옷을 잘 짓는 여인의 모습으로 재조명해냈다. 하지만 원작을 읽으면서 나는 패셔니스타 왕을 보필하는 패션 디자이너 장옥정의 모습보다는 한 남자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 목숨까지 툭툭 털어내어놓은 여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과유불급. 과연 넘치면 모자람만 같지 못하다지만 이제껏 그녀의 이름 뒤에 붙여졌던 꼬리표들은 사랑이 과해서 투기에 넘치는 여인의 그것이었다면, 소설 속 그녀는 넘치지 않을만큼의 사랑을 지녔던 것이 달랐던 것이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드라마 원작이라서 읽기 시작했다. 그 원작자가 충무로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이라 드라마 대본까지 손수 집필한다길래 원작 소설과 비교해가며 읽어보고 싶었고 약간은 의아한 캐스팅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기에 더 궁금해졌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드라마야 어찌되었든 간에 원작만으로도 그 읽기의 재미는 충만했으며 한 여인의 삶의 흐름을 이해해보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소설책이었다.

 

다르게 보기. 세상을 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한 면만 보고 그를 다 이해했다고 치부하기엔 인생은 너무나 입체적이다. 이제껏 우리는 너무나 평면적인 이해만을 하며 살아왔지 않았나~?싶어졌다. 그래서 역사속 소설이건 현실 속 이웃이건 간에 입체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려는 욕심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생각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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