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를 생각하는 시간, 서른 - 아나운서 서현진의 치열하고 행복한 서른 성장통
서현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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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나이 30대.

열 아홉에서 20살로 올라설때 그만큼 힘들더니, 스물 아홉에서 서른으로 올라서면서 나는 거의 죽을 뻔했다. 잘 되지 않았던 연애와 맞물려 내 인생은 조각조각 나고 있었는데, 아홉수 아홉수 라고 어른들이 말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 시기는 내겐 최악의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비단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나 지나온 시간 속에 힘든 시간들이 있듯이 타인들에게도 그 나이오름에 걸맞는 힘듦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아홉에서 다시 0으로 채워지는 나이에 이르르면 누구나 "성장통"을 앓으며 지나가는 듯 했다.

 

아나운서라도 해서 예외로 제쳐지는 것은 아니었다. 똑똑한 언니들 틈에서 자라났고 무용을 전공해서 몸매도 착했는데다가 미스코리아출신에 엄친딸이었던 여자 서현진은 남들이 방황하던 20대 초반을 이른 진도 결정으로 이미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고백에서 알게 된 것처럼 시행착오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취업난에 시달려 30대를 맞이하는 이들에 비해 그녀는 월등히 운이 좋았다. 기회면에서만 봐도 그러했다.

 

그녀의 기회는 행운의 작용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온 추진력 때문이기도 했기에 언뜻 그녀는 알파걸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그녀도 평범한 우리네와 다르지 않았다. 잘 되지 않는 연애에 힘들어 했고 100% 맞출 수 없는 직장 생활 속에서 고뇌했으며 이대로 좋은가 싶을 정도로 대세에 따르는 사람들 속에서 고민하고 번뇌했다. 나이에 맞게 타협하는 친구들의 삶과 비교해서 채워지지 않았던 자신의 목마름에 의아해했으면서도 과감히 떠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진정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고 싶어진다. 나는.

 

감히 한 사람의 인생을 두고 판단한다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았기에 스스로를 사랑했던 그녀가 좀 더 자신에게 기회를 건네주기 위해 떠났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금의환향의 길은 아니었다.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성공이 보장된 삶이 아니었다. 다만 그 시간을 충실히 보낸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이겨낸 시간에 대한 추억이 그녀를 다시 뛰게 만드리라 여겨진다. 서른을 목전에 둔 그녀 역시 여자였다. 결혼 앞에 고민하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하지만 이 시대의 여성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것 또한 여성 스스로가 변하고 있는 모습들이 사회 전반에서 많이 보여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그녀의 도전은 또 다른 누군가에겐 분명 등 두드림이 될 것이고 용기가 될 것이며 추진력이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나 역시 수없이 고민하는 화두지만 우리는 살아남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정말 이대로도 괜찮다.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어야겠다. 백마디 말보다 더 용기를 전할 수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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