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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눈물이 왈칵 차 올랐다. 47개의 이야기는 모두 주옥같았으나 그 중 세 편의 이야기가 가슴 언저리에 남아 심금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비단 마음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었다. 비우고 나니 새로운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들어차기 시작했고 종국엔 가슴가득 감동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p7 덧셈으로 가득찬 세상은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든다
항상 무언가를 희망하고 이루기를 바랬고 그로인해 덧셈으로 가득찬 세상을 나 역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비워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겁이나서 그러지 못하기도 했고 비우고 싶은 마음이 아예 사라지기도 했다. 사람인지라~ 욕심을 버리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니 세상에는 얻고자 하는 순간보다 더 중요한 순간들이 있었다.
숫자 3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수신호를 하다가 죽어버리고 난 상실감을 다시 발견한 세 번의 신호로 깨닫게 된 여자의 이야기나 아내를 살리기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던 남편을 위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65개의 "비상 연락처"를 기록하고 있던 아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만들어버린 어느 한 여자가 죽은 남편을 용서한 이야기까지. 사람들은 삶이 힘들다고만 하지만 누군가에게 삶은 버팀목이며 성장통인 동시에 추억과 용서까지 배어있는 시간을 허락하기도 했다.
"이런 저런 결핍을 가진 평범한 사람"이야기는 그래서 감동의 여운이 짙다.
p.280 용서란 마음에서 칼날 하나를 빼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에 읽은 여인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여인은 남편을 비행기 사고로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가 그가 자신의 후배와 불륜관계였음을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면서 알게 된다. 평생 속고 살았을지도 모를 그들의 관계. 그래서 슬픔은 분노로 바뀌어 있었다. 2달 후 아이 하나를 안고 찾아온 보모로 부터 전해들은 말은 더 충격이었다. 남편이 바로 집 뒤에서 후배와 아이를 낳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과는 아이없이 살기를 바래 아이를 포기했는데 그는 후배와는 아이를 낳고 살고 있었다니.....!분노가 절망으로 바뀌면서 여인은 아이를 외면해 버리게 되었다. 그러다 자꾸 밟히는 아이의 모습에 결국 입양을 결정하고 사랑으로 보듬어 안으면서 죽은 남편을 용서하고 아이에게 사랑을 쏟는 엄마이자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감히 행하지 못할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마음 속에서 칼날 하나를 빼낸 것이 아닐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듯 감동적이다. 쉽게 할 수는 없는 일들이긴 하지만 나 역시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 조금씩 비우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싶다. 내일부터라도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