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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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이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별이라는 표현이 더 정감가서 좋게 들린다. 지구별하면 남의 별같지만 우리별하면 꼭 내것 같아서 그런가보다. 그런 우리별에는 참으로 예쁜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책읽기를 도저히 멈출 수가 없나보다. [물한잔과 토마토 두개]는 다이어트 서적인줄 알고 고른 책인데, 표지를 보면서 그 겉장을 넘기지 못하고 한참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다.

 

누가 그려서 이토록 정감가면서도 웃기는 표정을 남겨두었을까. 내용에 앞서 그림이 너무나 매력적이고 호감을 듬뿍 담게 만들어 한참만에 책장을 넘기니 그 속에 담긴 글들은 일화가 아니라 한 아저씨가 천사를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었다. 천사를 만난 사람. 스쿠루지가 유령들을 만난 것처럼 천사와의 여행 속에서 남자는 버려야할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다. 물욕, 소유욕, 을 비롯하여 자신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들이 얼마나 헛된 것들임을 일깨워준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없다고 했던가. 세상이 변하고 아이들이 많이 영악해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이"라는 이미지 속에서 순수와 때묻지 않음을 꿈꾸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소설이기보다는 동화에 가깝고 어른들의 때묻은 편견을 가지고서는 시시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로 구성되어져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며 이만큼 하얀색의 진리를 우리 앞에 그대로 내어놓은 이야기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마음을 열면 이야기가 주려하는 순수한 메시지가 가까이 건네질 것이다. 인생이 고마워지고 주변이 따뜻하게 느껴진다면 한 권의 책이 잘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물한잔과 토마토 두개는 기대했던 다이어트 레시피북은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상자 속에서 마치 기대하지 않았지만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발견한 것처럼 내 마음 속 상자에서 어린날의 그 무엇을 꺼내게 만든다. 나도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던 시절이 있었는데.....라는 뭉클함과 함께.

 

스쿠르지가 이 여행에 동참했다면 이야기는 잿빛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야기와 함께 여행하면서 분명 처음 출발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 장을 덮으며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책 속에서 많은 명언들을 발견해내곤 메모를 수없이 했던 것과 달리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문장보다는 이미지를 가슴에 가득 담아내었다. 기분의 변동과 마음을 담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하는 그 무엇. 그래서 더 소중한 이야기가 이 속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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