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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붉은 수수밭>은 명작이지만 쓸쓸하고 씁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 원작자인 모옌은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불린다. 그랬나. 그가 보여준 것들은 리얼리즘이었던 것일까.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인 모옌. 그가 들려주는 지난 날에 대한 회고는 작가를 만들어온 지난 날이기에 남다를 거라 생각했던 환상을 깨고 그 시절 우리네 어른들의 지난날과 다르지 않았다. 다소 딱딱했고 환경이 자유주의 국가에서 자란 청년기가 아니었기에 좀 다르게 보였을뿐. 그 작가의 지난날이 작품을 탄생시켰으니 그 어린시절은 성장기를 넘어 한 시대를 대변하는 그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그의 오늘날에 의해 그의 어제가 다르게 해석되다니.....작가라는 직업은 이럴때면 정말 멋져 보인다.
중국 대륙의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작가, 모옌. 일본과 우리를 실망시키면서 2012년 노벨문학상의 작가로 등극했던 그는 모범생은 아니었다. 1979년 이후의 일들만 알 수 있으나 기억 속의 "나"는 때로는 재수없는 인간으로, 때로는 성실한 일꾼으로 그려져 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었겠으나 "미화"된 "나"도 "반성의 기억 속" "나"도 나의 모습일테니...작가 스스로가 고백하는 "나"의 모습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긴 했다. 다만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흠이 있긴 했지만.
돈을 빌려 가면서 성공하면 갚지 않겠다던 친구도, 사랑했으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여인과의 추억도 세월 안에 묻혀 버렸다.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우여곡절 끝에 입이 큰 아이였던 그는 초등학교를 중퇴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똑똑함으로 고졸생들을 가르치고 성실을 인정받아 승승장구 하던 중 문화대혁명을 겪고 가난을 겪으며 살아남았다. 개혁개방 정책이 중국에서 선포된 이후 군대에서 복무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여러 작품을 내며 중국인의 사랑받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모두 변화한다]는 제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 인간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인간들을 변화하게 만드는 현대 중국의 그 흐름을 집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중국도 변화한다. 그 흐름의 틀이 크고 스스로가 아닌 외세에 의한 것이기에 중국의 변화와 사상의 변화는 전 세계를 움찔하게 만든다. 개개인은 가난할지 모르지만 벌써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를 배출해내고 있는 몇십억대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절대 가난하지 않다. 그래서 계속 될 그들의 변화가 무섭다. 그리고 기대된다. 그의 다음작품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