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슨 - 5분 경청의 힘
버나드 페라리 지음, 장세현 옮김 / 걷는나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늘 이야기를 하면 조용히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 직업병(?)처럼 절반 정도는 듣고 항상 적당한 포인트에 끊어서 충고를 덧대는 나와 달리 친구는 시종일관 묵묵히 들어준다. 그리고 다 듣고 난 다음 내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나 용기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라서 항상 그녀의 남다른 "배려"가 부러웠더랬다. 한동안은 그녀처럼 해보려했으나 듣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버나드 T. 페라리의 [리슨]을 읽으면 그녀처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말할 때"와 "들을 때"의 균형감각을 갖추고 싶었고 "5분의 침묵"으로 얻어지는 것들을 갖추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충고를 많이 하는 어른이기 보다는 잘 들어주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니, 얻어지는 것은 지고지순하게 듣는 요령이 아니라 방아쇠를 당길 타이밍을 익히게 되었다.

 

P8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찰력과 세상을 이끄는 중요한 가치는 인터넷에 나와 있지 않다

 

독하게 행동하라고 강의해서 눈길을 끌었던 한 영어 강사의 강의에서처럼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지는 것들보다는 발로 뛰어 찾아지는 획득물의 무게가 더 무겁다. 그래서 방 안에서 검색하기보다는 밖에서 찾으려 노력하는 편인데, 통찰력과 가치획득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생각이 짧아 그까지 고민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듣는 경청의 힘이 어떤 것인지, 통제하며 듣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어떠한지 [리슨]을 통해서 깨달아가고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므로 누군가가 등떠밀어서가 아니라 내게 필요한 것이라 귀기울여 들었더니 해야할 범위가 눈에 보이고 좋은 습관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이 추려지기 시작했다. 자기계발서를 그냥 훑고 지나가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엔 이렇게 내게 필요한 것들을 추려내다보니 정말 자신의 계발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

 

P45 마음을 열어야 귀가 열린다

 

귀가 열리고 있다. 마음을 열었더니 정말 귀가 열리고 있다. 부러워했던 친구처럼 100% 들어주는 매력녀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침묵의 힘을 아는 경청자가 되어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는 있을 정도는 될 수 있을 듯 싶다. 삼십대라는 변화의 가장 중요한 타이밍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내게 좋은 충고는 제 2의 성장기를 맞는 사춘기 소녀처럼 피가되고 살이되어 나를 성장시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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