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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이 어때서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31
사토 신 글, 니시무라 도시오 그림, 양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같은 날 두 권의 책 읽기를 끝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하나는 고양이였고 다른 한 쪽은 사람이었을 뿐.
사토 신이 쓰고 니시무라 도시오가 그린 [빨강이 어때서]는 까만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 사이에서 태어난 빨간 고양이의 일생이 짧게 담겨 있는 동화다.
빨간 고양이는 빨간 머리 앤처럼 자신을 뒤덮은 빨간 색을 싫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다른 평범한 고양이가 되라고 하는 식구들이 못마땅했다.
다른 고양이들이랑 똑같으면 시시할 것 같았어...
라니. 얼마나 자존감이 강하고 예쁜 고양이인지. 이런 아이에게 하얀 엄마는 하얗게 만들려고 흰 우유를 듬뿍 마시게 하고,까만 아빠는 까맣게 만들려고 까만 생선을 잔뜩 먹이고 형제들은 밀가루나 진흙,페인트 등을 발라서 개성을 없애려고만 했지 있는 그대로의 빨간 고양이를 봐주려하지 않았다. 가족들을 사랑하지만 고양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걱정이 아니라 인정이었음을 그들이 알지 못했기에 집을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집 밖에서 파란 고양이를 만나 무지개빛 고양이들을 줄줄이 낳은 빨간 고양이는 비로소 행복해졌다.
안데르센의 동화나 이솝 우화를 읽은 이례로 이처럼 재미나고 유쾌하면서도 교훈적인 동화를 만난 적이 있었던가 싶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 단순히 고양이가 등장하는 동화라길래 펼쳐들었다가 나는 엄청난 큰 선물을 받은 셈이였다. 모두가 왜 똑같아야하는가. 에 대한 명쾌한 답이 동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울한 동화는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재미나고 유쾌한 동화는 평생지기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앞으로는 내 고양이를 볼 때마다 빨간 고양이가 어른거릴 것만 같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빨,주,노,초,파,남,보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만 같다. 꼭 남과 같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똑같으면 시시할 것 같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게 될 것만 같다. 이런 마인드만 있다면 왕따라는 단어도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희망과 긍정의 아이콘을 만난 날, 나는 이번 주 내내 나를 짓누르고 있던 숙제 하나를 해결할 수 있없다. 이 동화 한 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