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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셋 싱글 내집마련 - 반지하 월세에서 아파트 구입까지 좌충우돌 허당싱글의 보금자리 마련기
최연미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15년간 100여 곳의 공인중개소를 거치고 300여곳의 집을 보러다니면서 17번 이사하면서 마련한 싱글하우스라니!! 두 눈이 번쩍 뜨인다. 내 집이라.....!! 그 설레는 단어를 현실로 당겨오기 위해 나는 책을 신나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1년 혹은 2년의 계약기간, 매달 부담이 되는 월세. 이는 부모님 집을 나와 독립했던 20대 후반부터 내게 짐짝처럼 붙어 다니던 부담감들이었다. 어느 만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가난을 등에 짊어지고 사는 아이처럼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제자리 걸음인 것 같은 마음에 단비처럼 내린 오아시스 같은 단어랄까. 내집!이라는 단어는.
30대의 싱글 여성이 자기 집을 장만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20대중반부터 벌어도 특별한 전문직 여성이거나 연봉을 계속 높여가며 이직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고서는 비슷비슷한 월급을 쪼개며 사는 여성들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김미경 대표도 책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라고.
[서른 셋 싱글 내집마련]의 주인공도 아니나 다를까 좋은 커리어에 외국계열 회사를 다녔고 유학도 다녀왔으며 MBA까지 따서 귀국한 케이스였다. 물론 그녀가 부모님의 돈을 받아 쉽게 집을 마련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오빠와 함께 지하월세방부터 시작해서 아껴가며 모은 돈을 굴리고 굴려서 대출을 갚아가며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마련했고 지금은 그 집을 전세로 주고 자신은 회사 근처에서 월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매달 넉넉한(?) 저축을 벌 수 있을만큼 안정적이고 좋은 직장에서 일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 또한 그녀의 노력의 결실이었으니 그녀는 부지런하면서도 알뜰한 싱글녀였다. 그렇다고 자린고비로 산 것도 아니었다. 한쪽에선 열심히 모으면서 또 다른 한쪽으로는 스킨스쿠버도 즐기고, 지인들과 테마 파티도 즐기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지난 날들을 읽어나가며 20대의 그녀와 20대의 나는 열심히 산 것도 통장 잔고를 늘여가는 재미로 빡빡한 회사생활을 견뎌낸 것도 비슷했는데 30대의 우리는 참으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씁쓸함을 느껴야만 했다. 그래서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금 허리띠를 졸라매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열심히 앞만보며 달렸던 그때로 되돌아가서 통장들을 불려볼 결심을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서른 셋에 집을 마련한 그녀보다는 늦었지만 30대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욕심을 불태우면서-.
누군가의 메뚜기 인생으로 오피스텔이 일반 월세보다 계약 단계에서부터 부수적으로 지불해야할 것들이 많다는 것과 집을 고를 때는 어떻게 해야하며 계약시 빼먹지 말아야할 것들에 대한 주의 사항을 알게 되었으니 그녀보다는 많은 정보를 갖고 시작하는 셈이다. 고맙게도 그랬다. 그녀의 지난 실패담이 내겐 주의할 기본 사항이 되어주었다. 꼼꼼히 읽고 또 읽으며 체크할 부분들을 노란 포스트 잇에 메모하기 시작했더니 어느새 10장이 넘게 적고 있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플 수도 있다. 옛 속담처럼.
하지만 타인이 집을 사면 나 역시 집을 살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나처럼.
눈치보지 않고 걱정하지 않으면서 안락한 내 보금자리를 꿈꿔보면서....
나는 오늘부터 다시 새 수첩 안에 이것저것 금전적인 계획들을 세워본다. 수맹이지만 평소엔 귀찮아서 생각하기 싫어했던 숫자와 친해지려고 노력하면서 언제쯤 내 집을 살 수 있을지 행복한 셈을 해보고 있다. 책 한 권에 들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