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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들의 저택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성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두 어머니가 있다.
둘 다 실종된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는 강한 모성의 어머니들이다.
하지만 한쪽은 욕심으로 가득차 있고 한쪽은 걱정으로 가득차 있다. 솔로몬 왕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어머니들 얘기가 아니다.
시마자키 아오이의 아들 준이치는 장남이지만 잘난 아버지와 동생의 틈에 끼여 장남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났다. 그는 몇몇 신인상을 탄 이후엔 별다른 출세작을 쓰지 못하고 대필작가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그런 그에게 의뢰가 들어왔다. 고마쓰바라 준의 전기물을 써 달라는 내용이었다. 준은 실종상태였지만 그의 어머니 마쓰바라 다에코는 언젠가 돌아온 아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전의 삶을 정리해 두고자 했던 것이다. 여러개의 보석상 사장인 그녀는 많은 집필료를 지불하며 일을 맡겼다.
그리고 그를 탐색해 나가던 도중 준이치는 이 일가의 과거와 접목하게 되고 기이하게 사라진 “이인”인 아버지 로빈슨 켄토의 존재도 알게 된다. 외국인의 피가 섞인 준이 학교 생활을 잘 적응하지 못했고 자신처럼 문학상에 응모했으나 별다른 수상을 하지 못했던 사실도 조사과정에서 알게 되면서 기묘한 느낌을 받던 도중 어머니가 다른 그의 여동생 유키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조금 더 발전된 조사내용 속에는 유키가 자신의 오빠와 연인사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준이치는 실종되고 만다. 준이 사라졌던 그 숲속에서.
모든 것이 이대로 끝나나 싶었지만 유키와 준이치의 어머니 아오이의 활약 덕분에 준과 다에코의 죄상이 밝혀지게 되고 복수는 권선징악의 결말로 치닫는다. [인간의 증명]에서처럼 저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욕망이나 애증이 들끓는 것도 아니고 미움이나 치정이 복잡하게 얽힌 것도 아니어서 두 권째 연달아 읽게 된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은 내겐 사실 좀 싱거운 감이 있는 것들이었다.
특히나 [알렉스]와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고난 다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