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홍차 - Ori's Sweet Tea Time
김유나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홍차를 알게 되는 순간, 나는 커피에 대한 집착을 줄일 수가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커피를 14잔씩 마셔대던 내가, 단 한잔의 홍차로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다니....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오리페코의 주인장처럼 “퀸즈웨어”, “안젤라와 헤서웨이”, “에르메스”, “앤슬리”, “로얄 애덜리” 등의 앤티크하고 고풍스러운 찻잔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취향이 달라 내쪽에서는 오히려 신지가토의 티포트처럼 귀엽고 개성 강한 쪽이 더 맞는 듯 하다. 하지만 그녀가 소개하는 홍차들은 과거 홍차에 미쳐 여러 홍차 가게를 전전하던 내게도 익숙한 맛들이라 반가웠고 딱히 모임을 갖진 않았지만 자주자주 들러 주인장들과 유대관계도 돈독히 해 두었던 지난 날의 기억들을 되새김질 할 수 있어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흔히 홍차를 가장 즐기는 나라?하면 영국을 떠올리기 쉽상일텐데 세계에서 가장 홍차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인도라고 한다. 홍차와 인도 하면 떠올려지는 것이 일본만화 [홍차왕자]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홍차 이름들이 붙여져 열심히 탐독했던 만화였는데 세월이 흘러 수집했던 그 만화책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지 모르겠다.

 

 

얼마전 스타벅스에서 추리소설 한 권을 재미나게 읽으며 마셨던 차는 짜이였다. 인도식 밀크티로 인도에서는 길에서도 판매한다고 하는데 그 맛이 이 맛과 같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또 한때는 가입했다가 탈퇴한 유명한 홍차 카페인 오렌지 페코의 오렌지가 과일의 이름이 아니라 최초의 수입상인 네덜란드 상인이름이라는 사실도 재미난 진실 중 하나였다. 뒤에 붙은 페코 역시 외국이름이 아니라 중국의 백호를 영국에서 오인해 붙인 발음이라니 이름 하나의 유래와 역사만 뒤적여 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로운 것들을 참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티백의 역사가 토머스 설리반이 비단 샘플 주머니를 돌렸는데 그 사용법을 몰라 그냥 주머니채 담궈 우려먹는데서 시작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다.

 

 

영국은 400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지만 우리는 2008년을 기점으로 이제 겨우 100주년의 역사를 갖게 된 홍차는 여전히 매니아층이 있고 프랜차이즈 점에서도 판매될만큼 인기 있는 음료다. 다만 취향에 따라 스트레이트 티로도 플레이버리드 티로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어떤 쪽이든 나는 밀크티를 맛보고 나서부터는 항상 밀크티로 마시고 있다. 로얄 밀크티 외에도 아삼이나 웨딩티, 다즐링,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얼그레이, 애프터 눈을 밀크티화 해서 마신 적이 많았고 우유를 나중에 넣는 밀크 인 애프터 방식으로 끓여 먹는 편이었다. 다만 애플티의 경우는 그 상큼한 맛을 입안 가득 담아두고 싶어 우려 마시는 편이었다.

 

 

저자는 홍차에 대한 역사와 종류, 도구, 마시는 방법들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홍차를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법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홍차염색은 생각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 다음에는 오래된 티백이 생기면 꼭 활용해 보려고 기억속에 꼭꼭 담아두기로 했다.

 

 

홍차를 즐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좋아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인들에게도 소개하면서 나는 언제나 “너도 좋아하게 될거야. 곧”이라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