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코다 - 이루리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새로 만든 또 하나의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 북극곰 코다 1
이루리 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그림 / 북극곰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까매진 어른들의 마음을 하얀 동심으로 채워줄 동화책이 이루리 작가의 [까만 코다]다.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그려낸 코다 모자는 그 어느 동화책의 삽화보다 아름다웠고 귀여웠다.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데 캐나다 사람들이 흰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는 내용이 귀에 들어와 돌리던 채널을 멈춘 적이 있다. 곰이 대체 어쨌길래? 로 시작되는 물음은 뒤로 하고 프로그램을 찬찬히 시청한 결과 문제는 곰이 아니었다. 역시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자연의 터전을 제 삶의 터전으로 하다보니 동물들의 생태계에 이상이 왔고 곰들은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죽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먹을거리 냄새가 가득한 마을로 내려왔지만 사람들은 그들에게 덫을 놓고 총을 쏴대고 있었다. 공존의 하모니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극한의 배고픔. 동물들에게 그것은 본능일진데, 사람들은 여기저기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팻말을 늘어놓고 그들을 경계하고만 있었다. 그래서 더 슬퍼졌다. 항공촬영을 통해 본 하얀 얼음 눈 밭의 하얀 곰들과 함께 살아갈 대책은 마련될 수 없었던 것일까. 그 예쁜 곰들이 그저 굶어죽거나 사냥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고 아팠는데 이루리 작가의 [까만 코다] 역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되는 순간이 있었더랬다. 약간은 모질라보이는 사냥꾼 보바. 그가 하얀 눈 밭으로 북극곰 사냥에 나섰다. 그가 찾던 것은 까만 코.

 

북극곰 마을에서 햐얀 눈 밭의 하얀 북극곰을 찾아낸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으므로 사냥꾼 보바는 유일하게 하얀 곳이 아닌 까만 코를 찾아 그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고 이 순간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겁났다. 다큐멘터리에서처럼 곰이 사냥되는 모습이 보여질까봐. 특히나 사냥꾼 보바가 노리던 것은 엄마와 아기곰 코다였으므로.

 

"부디 아기를 살려주세요~!!" 엄마는 코다를 끌어안으며 간절하게,

"부디 엄마를 살려주세요~!!" 코다는 엄마의 까만코를 조막만한 손으로 가리며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다. 씁쓸하게 끝나버렸던 동화 [1월 0일]에서처럼 가슴아픈 비극이 일어나지 않고 행복하게 끝맺어진 [까만 코다]. 너무 예쁜 그림과 짧은 글이 이토록 다 자라버린 어른의 마음에도 감동을 전해주다니......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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