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봄이 와 있다 - 서서히 피어나고 점점 진해지는 서른 살 나의 이야기
김규리 지음 / 예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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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규리.

김민선이었던 시절부터 그녀를 봐왔으나 딱히 팬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마스크도, 연기도 아니어서 사실 그녀를 눈여겨보질 못했다. 드라마나 여러 작품 속에서 그녀를 봐 왔지만 "쟤네!"했을뿐 별로 매력적이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배우 김규리가 인간 김규리로 다가와 아직은 먼 "봄"날의 두드림을 하고 있다. 내 방문 앞에서.

얼마전 문화연예뉴스를 통해 알게된 그녀의 시작되는 연애가 도화선이 되었을까. 그녀의 표정은 한결 따뜻하고 여유로워보인다. 그래서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p. 63 애가 너무 못생겼어요~

        다른 애로 바꿔와주세요~

 

나이때가 비슷하다보니 그녀의 추억은 내 추억과 오버랩되기도 했다. 4녀 1남이라는 남매들 틈바구니 속에서 자란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낳아야되나?"고민하게 만든 자식이라는데, 엄마 뱃속에서부터 남다른 처세(?)술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무사히 태어났으나 아들이 아니어서 서운함을 어른들께 드리고 말았다고 했다. 아들이 다가 아닌데 그때는 그랬다. 구경온 언니들조차 너무 못생겼다고 동생 바꿔달라고 했다니....이런 추억은 나 역시 가지고 있기에 순간 웃음이 났다.

 

절에 갔다가 고양이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져 함께 하고 있다는 그녀는 새침해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말랑말랑한 마음을 가진 아가씨였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그 엉성하고 진솔한 마음이 더 예뻐보이기도 했다. 사실 대필작가를 통해 쓴 것이 분명해 보이는 몇몇 스타들의 매끈한 글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곤 했는데 도리어 그녀의 얼기설기한 표현들이 더 인간답게 보여졌달까. 그래서 급!! 그녀가 좋아져버렸다.

 

병으로 엄마를 잃었지만 엄마와의 추억들이 많아 행복하고, 떨어져 살고 있지만 동네 아줌마들과 채소 품앗이를 하는 삶을 즐기는 아버지가 있어 행복한 딸인 그녀는 참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녀의 마음 항아리엔 행복과 따사로움이 가득했다. 그래서 봄이 어울리는 여자였다. 배우 김규리는-.

 

마음을 잘 숨기지 못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해서 도리어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많았던 30대의 배우는 그 배우의 화장을 벗고 나니 우리와 다를바 없는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30대 싱글이었고 다채로운 24시간보다는 간절함과 소중함이 담긴 24시간을 채워나갈 줄 아는 현명한 이웃이었다.

 

서른을 넘기고서야 조금씩 자신을 놓아주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그녀.

 

그녀가 털어놓는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를 보고 나니 100%는 아니지만 그녀에 대해 조금쯤은 더 가까이 다가가 보게 된 독자로서 호기심이 일고 호감이 생겨났다. 조금 더 다가갔을 때 호감을 주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가 있던데, 그녀는 전자여서 다행이었다.

 

다음부터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는 좀 더 유심히 볼 작정이다.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에 그녀의 심혈이 기울여져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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