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 채소, 인류 최대의 스캔들
리베카 룹 지음, 박유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오이,고추,양배추,당근, 옥수수,가지,상추,감자,호박,토마토 등등은 아주 익숙한 채소다. 우리 식탁에 매일 오르는 먹거리 들이며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식단의 재료들이다. 그런 그들이 정작 언제부터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원산지는 어디이며 어떤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으며 여러나라를 여행다녔는지 관심을 가져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야기는 역사의 야사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났다.

 

상식의 반전이라는 책을 얼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당근의 경우는 채소의 반전이랄까. 토끼하면 당근, 당근하면 토끼였는데, 당근은 토끼가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아니란다. 완두콩,강낭콩,비트를 주로 먹는다는 토끼들. 그것도 모르고 당근을 들이밀어댔으니 이제껏 내가 만난 토끼들은 얼마나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았겠는가. 베타카로틴과 칼슘,인 등이 들어 있다는 당근은 골다공증에 좋다고 하니 괜히 더 많이 먹어야겠다 싶어진다. 쥬스로 갈아마시면 달짝지근한 것이 먹기도 좋고 떡볶이나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딱이라 군것질대용으로도 참 좋다.

 

토마토의 경우는 1519년에는 꼴사납다는 평을 들었지만 현재는 리코펜의 효능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다. 지극히 통쾌한 복수가 아닐까. 토마토의 입장에서 보자면. 리코펜은 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도 있고 심장병과 시력장애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생으로 먹어도 좋고 조리해서 먹으면 더 좋은 효자 채소가 토마토다. 이 토마토를 쥬스로 먹고 샐러드로 먹고 또 좋아하는 스파게티로도 먹는 등 자주자주 먹게 되는데 재미난 것은 2천명이 보는 앞에서 토마토가 존슨 대령을 죽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 에피소드는 토마토를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의 웃지못할 이야기기도 했다.

 

채소의 독살미수는 토마토뿐만 아니라 완두콩도 시도한 일이었다. 잉글랜드의 존 왕의 사망 원인에 대해 완두콩 과식을 이유로 들고 있다. 콜럼버스와 함께 이주해온 완두콩은 잉글랜드에 이어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토머스 제퍼슨 또한 존 왕처럼 완두콩 먹기를 즐겼다고 했다. 제퍼슨이 좋아한 완두콩은 아이러니 하게도 토머스 히키에 의해 워싱턴 암살 공모에 쓰일뻔 했는데 완두콩 요리에 독을 타 그를 죽일 계획이 틀어지면서 살아남아 위인이 될 수 있었다니.....!채소는 그냥 밭이나 들에서 살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식탁에서 역사와 함께 흘러오며 우리 곁을 지켜왔다. 고대에서 중세를 지나 현재까지.

 

맛나는 레시피 속에서나 만나봄직한 채소들에게 이토록 재미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다니.....누군가를 살리고 또는 누군가를 죽일 재료로 쓰일 뻔 했다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20가지의 채소이야기는 그래서 독특했고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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