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인테리어 전셋집 인테리어 시리즈 1
김동현 지음 / 미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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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이 무림에만 숨어 있던 시절은 끝났다.

류승완 감독이 어느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곳곳에서, 도처에서 생활의 달인인 고수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몇개씩 정식 쟁반을 이고가는 배달 아줌마, 생수통을 온 몸에 끼고 다니며 배달하는 생수배달 청년뿐만 아니라 인터넷 속에서도 각종 취미생활로 달인의 내음을 풍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김병만 혼자 달인이 아닌 세상인 것이다.

 

[전셋집 인테리어]는 인테리어에 쭉 관심을 두고 있던 내게 단비같은 책이다. 카페처럼 전셋집을 많이 손대지 않고도 혹은 손댔다가 원상복구해놓고 이사갈 수 있도록 묘책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느 인테리어 전문가들처럼 값비싼 것만을 고집하지도 않기 때문에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전혀 인테리어나 건축쪽 일을 해본 일 없다는 일반인 남자가 <레몬테라스>에 자신이 이제껏 해왔던 꾸밈의 방법들을 공개한 이후 유명해졌는데 그가 바로 책의 저자 김반장이다.

 

-18평의 신혼집

-26평의 두번째 보금자리

 

꾸미기는 배치부터 카페문을 연상시키는 듯한 투명한 중간문, 멋진 등, 주방의 소소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신경쓴 꼼꼼함에 놀랄 지경이었고 주변인들도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는지 그는 자신의 집뿐만 아니라,

 

-4평 처형의 싱글룸

-18평 친구의 신혼집

 

까지 꾸며주며 그 용도에 맞는 맞춤 인테리어를 저렴한 비용으로 해냈다. 계속 사용할 가구나 그밖의 인테리어 소품등의 가격을 제하고 자신의 집 인테리어에 든 비용은 20만원 가량, 처형이나 친구의 공간을 꾸미는데 들어간 비용은 50~150만원 가량이었다. 이 정도 투자로 이처럼 멋진 집을 얻을 수 있다면 당장 두 팔을 걷어부치는 충동이 이는 것이 당연지사일 것이다.

 

적절한 배치와 짜임새 있고 실용적인 공간활용은 물론 과하지 않고 질리지 않는 것이 그의 인테리어 포인트였고 화이트의 깔끔함과 원목이 주는 따뜻함, 블랙의 정돈된 듯한 포인트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전체적인 실루엣을 잡아내고 있다. 또한 예전부터 눈팅하고 있던 이케아, 프랑프랑,바이헤이데이,마켓엠의 가구와 소품들은 계속계속 찜하게 만들었고 공간의 평수와 상관없이 멋지게 꾸며질 수 있다는 로망을 갖게 만들었다.

 

어디에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꾸며놓고 사느냐가 행복감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음에 틀림이 없었다. 월세나 전세로 살면서 내집이 아니기에 내집을 가지면 이렇게 저렇게 꾸며보리라며 스케치노트를 몇 권째 만들어두고 있지만 막상 저질러볼 생각은 해보질 못했었다. 내집이 아니기에 용기가 나지 않았고 비용이 많이 들 것만 같아 지레 겁먹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손재주와 감각만 있다면 도전해 봄직한 아이템들이 그의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동안 쏙쏙 나타나기 시작했고 소심하게나마 저질러보고 싶은 충동이 일고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나 자신에게 마음에 드는 공간을 선물하는 것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내게 힘을 주는 일이 아닐까. 10대나 20대엔 몰랐던 것들을 30대가 넘어서야 깨닫곤 하는데, 가장 큰 깨달음은 역시 나 자신의 소중함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대우하는 일. 내게 좋은 시간을 찾는 일. 나는 요즘 그런 것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 100세 시대에 가장 오랜 시간 붙어(?)지내면서 관리하고 대우하고 사랑해야되는 존재가 바로 나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매년 멋진 집을 선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집을 매년 사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년 다른 인테리어로 마치 여러 채의 집을 돌아가며 살고 있는 느낌으로, 여행하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것. 인생이라는 여행 속에서 여행자인 내게 주는 또다른 즐거움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찾아내고 있다.

 

몇몇 팁을 메모하고 꼭 적용하고 싶은 부부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두면서 나는 즐거운 저지름의 세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간 이 집은 이래서 맘에 안들고,저래서 맘에 안들어 라고 했던 투정들을 다 던져버리고 두 팔 걷어붙인 다음 내 맘에 드는 멋지고 안락한 공간으로 꾸며보리라 결심하면서!!!!

 

 

 

-김반장의 이중생활 : http://blog.naver.com/poderos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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