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일란성 쌍둥이 친구가 있었다. 자매였는데 분명 똑같이 생겼지만 그 애들은 구분하기 참 쉬웠다. 한 명은 빼빼 말랐고 한 명은 통통했기 때문에. 같은 얼굴인데도 성격도 달랐다. 활발한 쪽과 수줍은 쪽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친했던 쪽은 활발한 언니쪽이었지만 언제나 무언가 뒤에서 돕거나 내게 필요한 것들을 잘 챙겨준 쪽은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수줍음이 많았던 동생쪽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알지 못했을까. 눈치챘다면 먼저 다가가 챙겨주고 했을텐데.
이렇게 쌍둥이조차 사람은 참 다르게 태어나는 것 같다. 그러니 같은 환경에서 같은 부모에게서 같은 교육을 받고 자라났다고 하더라도 그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성인이 된 이후의 삶도 다른 것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들을 교육하는 자리에 서 있다보면 문득 궁금해질때가 있다. 연차가 좀 되다보면 "촉"이라는 것이 발동되어 면접을 보거나 잠깐만 몇마디만 나누고서도 " 이 사람 이렇겠구나"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몇가지쯤 된다. 무속인의 그것과는 좀 다르지만. 그렇다보니 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갈수록 궁금한 것들이 더 많이 생기고 공부하고 싶어지는 것들이 많이 생겨 여러 처세서나 자기계발서는 물론 심리서적까지 두루두루 읽게 되었는데 그 중 "마니바우닉상"을 수상한 리처드 데이비슨의 이론은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다.
특이하게도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나서 명상을 연구하게 되었다는 그는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을 6가지로 나누어 놓았다. 약간은 딱딱할 수도 있는 전문적인 설명 사이사이에 "나는 어떤 유형인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들이 있어서 더 꼼꼼히 읽게 만들어 놓았는데 나는 회복탄력성 유형에서는 느린회복자형이었고, 긍정적인 관점형이었으며 사회적 민감형 지수가 아주 높은 편이었고 자기 인식능력은 뛰어난 편이었다. 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눈치백단형으로 결과가 나와서 의외이기도 했는데 이는 선천적인 것이기보다다는 사회생활로 인한 후천적인 것이 반영된 것 같았다.
체크리스트 뒤에 이어진 전문적인 용어들은 단발성 독서로 끝낼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벌급으로 읽고 두번째로 다시 그부분만 집중적으로 읽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는 만큼 이해할 수 있고 알고자 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더 파고들게 만들지만 무엇보다 내겐 이 책의 내용이 더할나위 없이 유용하고 재미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잡스가 살아생전에 명상을 즐겨했다고 하는데, 요즘 나는 그의 일화가 아니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5분쯤은 명상을 위한 시간을 갖고 있다. 몸이 아프고 나서 회복하는 과정에 있기에 내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고마움을 만끽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어 좋았다. 효과적이라 지인들에게도 권하고 있다. 명상을 하는 동안 어떤 날은 무념무상으로 또 어떤 날은 시크릿의 내용처럼 내가 원하는 것들을 우주에서 불러오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앉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은 다음 명상부터 뇌를 떠올리며 그 역할이나 기능을 스크린에 실사하듯 머릿속에서 떠올려볼까 한다. 내 머릿속을 평생가야 내가 볼 일은 없겠지만 나를 이루고 있는 신체 구조 중 어느 한 부분의 건강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그리고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체크해보았으니 명상을 통해 "자각"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30년에 걸친 연구 결과를 단시간에 내것화 할 수는 없겠지만 열심히 탐독해서 나는 물론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읽고 또 읽어볼 요량이다. 시작은 과학적인 부분에서부터 출발되었지만 점차 심리적인 마음의 안식을 찾아 좀 더 성숙된 인간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움받아가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