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클레이튼 로슨 지음, 장경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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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가 죽었다. 그것도 밀실에서.

일반인이 밀실에서 죽은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밀실트릭은 수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의 단골 배경이었고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마술사의 죽음은 김전일에서도, 코난에서도 본 일이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또 다른 마술사의 죽음을 펼쳐든 것은 독자로서의 호기심 때문이었으리라.

 

 

뉴욕시 경찰본부 살인반의 개비건 경감에겐 도무지 모를 일들 투성이었다. 완벽히 잠긴 방안에서 남자 하나가 기괴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데 그의 직업은 마술사고 그의 시체를 발견한 사람들 역시 마술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카드 마술사를 비롯, 영매에 탈출왕에 이르기까지 알리바이가 있든 없든 그들의 기술은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방안의 사나이를 죽이고도 남을 기술들이었기에 모두를 용의 선상에 올려둘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반인이 마술사의 모든 트릭을 이해하기란 어려웠기에 마술사이자 탐정인 멀리니라는 인물과 콤비가 되어 이어지는 살인사건들을 풀어나가면서 최초로 발견되었던 사바트의 살인범까지 잡아낼 수 있었다.

 

속임수라는 것이 80퍼센트가 심리학이며 보는 이의 시선과 주의를 분산시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마술의 무대가 아닌 살인의 무대 위에서는 치밀하고 계획적이어야 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분명해야 했는데, 명성을 얻기전 과거가 자신의 발목을 붙잡자 타인의 목숨을 앗아 비밀을 막으려 했던 한 남자의 최후는 이유 불문하고 불분명해졌다. 그가 마술사 이기 때문에. 그 어떤 감옥도 그를 온전히 가두어 두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경찰들이 알게 된 것도 그래서 맨 나중의 일이 된다.

 

세계 10대 걸작 밀실 미스터리 중 하나인 클레이튼 로슨의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은 많은 매니아들의 좋은 서평에도 불구하고 내 입맛에 맛는 추리소설은 아니었다. 역시 내겐 코난 도일이나 요코미조 세이시, 제프리 디버 같은 작가의 작품이 더 재미있다.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강하고 짠 맛을 좋아하는 경상도 사람이 담백하고 건강식을 좋아하는 서울의 한 맛집에서 밥은 먹은 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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