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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ㅣ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평점 :
"그레이브 디거"
= 무덤을 파는 자
소설 속에서는 죽은 자가 되살아나서 복수극을 펼치는 것으로 의역되어 있지만 이 단어는 17c로 끝난 마녀 사냥의 잔재 단어로써 이단 심문관이 살해되었던 야사에서 파생되어 나온 이야기 속에서 존재하는 인물이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결심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 실행에 옮기는 일은 얼마나 힘이드는 일인지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보통 여자들이 머리카락을 자르고 남자들이 삭발을 해서 결심을 다지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떼주어 누군가를 살리고자 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얼굴이 험악해서 딱 봐도 범죄자로 분류되는 남자, 야가미.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옛속담을 몸으로 실천하면서 어린시절 지우개를 훔친 이후 계속 되어온 사기, 범죄 행각으로 그는 이미 좋은 사람으로 분류되긴 글러버린 인간이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그리고 새 삶을 위한 결심을 다지기 위해 자신의 골수를 기증해 죽어가는 아이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수술일이 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리 입원해 컨디션을 조절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만 그에게 사고가 생겨버린다. 자신의 명의로 된 집에 살고 있던 남자가 고대 이단 심문관을 살해한 방식으로 살해되어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과거 경험상 곧 자신이 용의자가 될 것이 뻔했기에 그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쩄든 병원으로 가야했다. 체포 되어서도, 죽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의 뒤를 쫓는 것은 그의 골수가 필요한 또 다른 백혈병 환자인 거물 정치인의 하수인들과 그들과 야가미를 죽이려하는 그레이브 디거, 경찰 이렇게 세 종류나 되는 사람들이었고 그 누군가에게도 붙잡혀서는 안될 야가미는 단독으로 병원을 목표로 생존 서바이벌을 펼쳐나가는데 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단 하룻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라서 더 놀랍다. 그레이브 디거가 7시간 동안 4명을 살해하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가는 동안 경찰 내부에서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2달 전에 의문스럽게 수사 종결한 시체 도난사건까지 파헤쳐보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며 단순 연쇄살인을 넘어선 전 일본을 흔들만한 사건이 되고야 말았다. 거물 정치인이 연류되어 있고, 종교단체에서 집단으로 사람을 살해하고, 경찰과 검찰 내부에서 이를 방조하면서 그들의 면죄를 보장하고 있는 그런 진실과 마딱드린는 등 경찰 내부에서도 이 사건은 유쾌하지 못한 사건으로 풀려가면서 야가미의 뒤를 쫓게 된다.
야가미의 말이 맞다.
"사람을 돕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소설은 착하게 살기로 결심한 야가미에게 고난을 던져주면서 그래도 그가 결심이 흔들리지 않는지 시험해 보는 신의 손 같이 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착한 마음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진실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새 삶으로의 열망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13계단]도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내겐 [그레이브 디거]가 훨씬 더 풍부하고 속도감 있는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다.
이 이야기가 각색되어져 영화화 된다면 야가미 역엔 배우 송강호나 설경구가 적역이지 않을까 ! 생각하고 읽어나갔더니 상황, 상황들이 눈앞에 영상처럼 펼쳐지는 듯 하여 더욱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연쇄살인으로 겉포장 되어 있고 사회 속 각종 범죄인들이 등장하지만 인간의 마음 속에는 악마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사건들이 끔찍하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레이브 디거의 마음 속에도 어린 시절 도움 받았던 고마운 마음에서 우러난 복수심이, 야가미의 마음 속에도 누군가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후루데라의 마음 속에도 범죄자라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16년 전에 만났던 야가미에 대한 믿음이 존재함을 보여주기에 사람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감동을 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것이 바로 작가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니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다음 작품으로 읽을만한 거리들을 찾아보면서 이 작가의 작품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