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재능이다 - 병으로 병을 없애는 재능화 프로세스
오노코로 신페이 지음, 박은희.송은애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독특했다.

병을 다스리거나 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적힌 책이 아닌 병과 마음과 나의 상태를 접목한 책을 읽게 되리라 생각해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병은 재능은 아니었다. 하지만 병이 온 이유를 알고 병이 온 부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면서 그들이 왜 탈이 났는지, 나의 성격과 환경과 그 시점에서의 현재성을 대비하고 보니 다 맞는 말이었다.

 

큰 한방병원의 전문의에게서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지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발발 시점 이전의 그의 마음가짐과 몸상태를 알아야합니다. 가령 같은 교통사고라도 사고 직전 아주 무리를 해서 몸이 상한 상태의 사람과 건강한 사람의 사고 이후 몸에 가해지는 충격은 다르기 때문입니다"라고.

 

평소 건강했다면 나는 이 책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아프기전까지는 건강에 대한 지나친 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인간인 이상 나 역시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어느 순간 크게 건강을 잃고서는 망연자실했고 근 1년 가량을 재활에 시간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잃고나니 건강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이다. 바보처럼.

 

많은 책들을 들춰보며 몸에 대한 공부를 했지만 이 책만큼 명쾌하게 나를 웃기면서 울리는 책은 없었다. 진작에 알았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이 책을 틈틈이 뒤적거리며 나의 건강과 마음 상태를 체크해나가는 일이 숙제처럼 주어졌다.

 

17년간 2만건의 카운슬링을 실시했다는 저자 오노코로 신페이는 의사가 아니다. 하지만 증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병의 심리까지 파해쳐주니 "병"이라는 녀석이 단순히 부정적이고 싫은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한 삶을 위한 경고음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그 메시지는 심지어 더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어 신기하기만 했다.

 

간세포 수명 150일, 여성의 월경주기 28일, 적혈구 세포수명 120일....1년 안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이가 바로 저자 오노코로 신페이다.

 

가령 비염의 경우 코를 제일 먼저 떠올리겠지만 저자는 수분대사를 먼저 언급한다. 음식물이 잇몸에 잘 끼이는 사람은 콧속 점막도 잘 붓기 때문에 비염환자가 되기 쉬운데 이는 점막의 수분대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상이며 이로 인해 타격을 받는 기관은 위장이라고 했다. 비염환자는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며 커피나 홍차를 즐겨마시는 공통 습관이 있으니 물을 많이 마시고 몸 속에 고여있는 물들은 밖으로 자주자주 배출해야한다고 충고한다.

 

이렇듯 간단한 증상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뒤 페이지로 갈수록 병명은 심각해지지만 병을 앓았던 역사속 유명인들까지 언급되면서 나만 앓고 있는 증상이 아님을 알게 해 안심되게 만든다. 당뇨병은 단순히 인슐린을 섭취해야하는 병이 아니라 왜 인슐린이라는 에너지를 몸이 거부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인슐린을 만드는 장기인 췌장에 대한 그림을 보며 병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좋은 얼굴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잘 걸리는 병증이라고 하니 내게 그런 면이 있는지도 순간 돌아보게 만들었다.

 

병의 심리를 읽어나가면서 지금은 아니지만 내게도 있는 면들이 불러 일으킬 병들에 대한 관심과 그 예방법을 꼼꼼히 읽게 만들었고 평소 팔을 괴는 습관이라든지 다리를 꼬는 습관에서 알 수 있는 진단법,건강을 위한 체조등이 첨부되어 있어 골고루 건강을 살피게 만들기도 했다.

 

꽤 짧고 정리가 잘되어 있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토록 색다르게 "병"에 대해 접근하면서 골고루 도움 받을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 고마웠고 살아온 시간이 아닌 살아갈 시간을 위한 준비서로 손색이 없기에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권해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서평이 저절로 쓰여졌다.

 

병이 마음에서부터 온다고 했던가. 그 마음이 신체 장기들을 어떻게 움직이며 그들을 병들게 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마음을 조금은 털어버리고 여유로움으로 채워, 생활습관을 바꾸어나가며 건강한 삶을 도모할 수 있음을 머리로 이해하게 만드는 현명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