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열심히 일해도, 아무리 쉬어도, 그 무엇을 사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정희재 지음 / 갤리온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권리, 의무 이런 것은 고등학교때나 듣고 머릿 속에서 지워버린 단어였는지도 모른다. 사회 생활하면서 굳이 찾지 않아도 내 권리는 보장되는 회사에서 일해왔으며 열심히 성실히 일할 의무는 언제나 오버되어 "일복"이란 이런 것이구나 통탄하며 날밤을 새곤 했으니 굳이 단어까지 찾아가며 살아갈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내 머릿 속에서 지워졌던 그 단어들이 오늘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사실(?)은 그녀 또한 허리가 아파서 일을 쉬게 되었다는 거다. 동병상련. 나처럼 척추까지 고통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일을 쉬면서 그동안 운동을 하고 산책을 다니고 도시를 벗어나 자신을 건강하게 만들면서 조용한 시간을 틈타 글을 쓰는 삶으로 들어섰다고 했다. 이정도면 완전 부러운 삶이 아닐까.

 

그 사이사이 고난과 좌절과 절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녀는 지금 우리에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탱자탱자 나태하게 한량처럼 살아가라는 의미가 아니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등떠 미는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니가 하고 싶을 때 니가 할 수 있을 때 니가 결정하라는 그런 의미인 것이다. 요즘 재미나게 보고 있는 [아랑 사또전]의 아랑처럼. 아랑은 늘 말한다. "난 내가 가고 싶을때 내가 하고 싶을 때 할거야."라고. 이 얼마나 바람직한 삶의 자세인지. 나는 당돌한 그녀가 부럽다.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을 두고 "영감쟁이들~"이라고 소리치며 스트레스 해소를 해대는 그녀의 용기 역시 부럽긴 마찬가지지만. 속시원하지 않을까.

 

우리는 도심 안에서 바쁘게 산다. 빠르게 살고, 언제나 쫓기면서 살고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면서 행복한가 물으면 또 다들 행복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많이 가졌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니.......! 잠시 피곤함을 내려놓고 좀 덜 갖게 되더라도 행복을 찾아 떠나보라고 하면 더 큰 불안함을 이유로 들어 행동에 옮기지도 못할 거면서 언제나 투덜댄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 정희재가 권하는 권리들을 주욱 살펴보면 실제로 이행해보고 싶은 권리들이 꽤 많다.

-그냥 풀 쉴 권리/-생각하지 않을 권리/-나잇값 하지 않을 권리/-돈 없어서 기죽는 순간을 쿨하게 받아들일 권리/-사교적이지 않을 권리/-스마트하지 않을 권리/-낙담하지 않을 권리/-하루쯤 자유를 최대한 누릴 권리 등등....이 중 몇개는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권리들이기도 하다. 꼭 누군가와 똑같이 살아갈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언제나 내게 닥친 일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들이었다. 앞으로의 일들도 그러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용도 마음에 쏘옥 들었지만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만큼 멋진 삽화 역시 책을 구경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었다. "네 멋대로 해라"는 책을 읽었을때만큼이나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책이 바로 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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