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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임 - 자책과 후회 없이 나를 사랑하는 법
타라 브랙 지음, 김선주.김정호 옮김 / 불광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을 쓰기전 마트에 잠시 나갔다가 마음이 많이 상해 돌아왔다. 원래부터 불친절하고 가격이 비싸 동네 주민들에게 원성이 자자한 마트이긴 했는데,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없는 동네라 그래도 하나로 마트가 가장 큰 마트여서 울며 겨자먹기로 가서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될 수 있으면 자주 가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황금 연휴 3일 동안 먹을게 변변찮아 빵을 좀 사러 나갔다. 빵만큼은 늘 하나씩, 두개씩 사먹곤 했으니까.
큰 길까지 나가야 하는 파리 바게트는 지금 제대로 걷는 것이 힘든 내겐 무리인 거리인지라 그래도 가까운 하나로 마트 안 베이커리로 향했는데 항상 있던 친절한 아가씨 대신 전에 한번 본 몹시 불친절한 아줌마가 판매하고 있어 살까말까 망설였지만 누가 팔아도 빵값은 같으려니 하고 골랐는데 고르는데 대뜸 옆에서 더 사라고 반말처럼 훈계를 늘어놓질 않나 다 샀다고 하니 말도 없이 휑하니 비닐을 뺏어가서 가격을 찍어 던지듯이 바구니에 넣질 않나...불쾌하기 짝이 없게 행동했다. 예전같았으면 매장에서 매니저를 불러 사과를 받았겠지만 몸이 아프고 나서는 될 수 있으면 큰 소리 내지 않고 살고파서 그냥 돌아서는데 가격이 이상했다. 어제까지 개당 500원으로 구매했던 빵값이 개당 700원으로 계산되어 있었다. 하루사이에 공고도 없이 200원씩이나 올랐나? 같은 빵인데-. 이상해서 물어보았더니 곧 죽어도 개점이래 빵값은 700원이란다. 어이가 없어도 한참 없었다. 직원별로 빵값이 달라질리도 없고 시간대를 다양하게 와서 낮에 오나 밤에 오나 그 아가씨는 500원에 계산하던 빵값인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목소리 크고 불친절한 이 아줌마 점원이 매장에 아예 드러누울 기세여서 그냥 돈 좀 더 내고 나오는데 계산대에 선 내 등뒤로 이런 말이 들리는 것이 아닌가. "오늘 20만원 채웠으니 퇴근해도 되죠?"라니. 인센티브제로 돌아가는 매장이었던가. 어이가 없음이다. 아줌마가 중간에서 빵값을 착복하거나 퇴근을 걸고 매상을 채우기 위해 바가지를 씌운 것 같았다.
돌아오는 내내 씁쓸해져서 동네 언니들과 동생들에게 불매운동 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집으로 돌아왔더니 [받아들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화가 사그라들면서 지금 이순간 있는 그대로 화내기 보다는 흘러가는대로 그 사람은 그렇게 사기치면서 살다가 어느날 크게 혼나게 두고 나는 나대로 나의 행복을 침해당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새마음을 먹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 사람으로 인해 내 삶이 변하거나 오염된다면 결국 나의 손해일 것임으로. 선조들의 말처럼 3초를 참았더니 살인을 면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가 생겼다.
아마존 닷컴 심리치유 분야 8년 연속 베스트 셀러인 [받아들임]은 그 표지만으로도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묘약이 되어 나를 다스려주고 있다. 타라 브랙이 만난 일화 속 사람들처럼 나 역시 비난의 화살이 타인에서 내게로 돌려질때 자괴감이 들고 바보같은 마음이 들고 화가 나곤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로라처럼 멈추는 것을 배우고,사라가 느꼈던 평온함에 공감하며,바바라처럼 명상에 들어보기도 했다. 모든 시도가 내겐 도움이 되었고 내 느낌을 알아차릴 훈련이 되어 주었다. 감사하게도 그랬다.
그래서 오늘도 화가나는 이 말도 안되는 순간을 지나쳐 가며 집에 돌아와 다시 진정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 아주 많이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나의 오늘을 누군가로 인해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