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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ㅣ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p. 19 자신에게 좋은 것이 다른 누군가에는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
나는 이 짧은 문장을 한 사람을 잃으면서 얻었다. 소실없이 얻어진 교훈이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더 뼈져리다. 1권을 통해 이미 그 편안한 생각에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 2]는 공감에 공감을 더하며 읽혀졌다. 현자를 만나는 느낌으로, 명언을 적어내리는 느낌으로 만나게 되는 스님의 책은 오늘 읽어도 어제 읽어도 내일 읽어도 같은 느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좋아하는 법구경의 내용이 가득 담겨서 읽는 내내 그 페이지 구절만 입으로 외우고 외워도 좋았던 스님의 2번째 책은 마치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봄을 즐기게 만들었다.
나는 조용히 입소문을 잘 내는 사람이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행복했고 내게 좋은 것들이 그들의 인생에도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았는데 어느날 문득 누군가의 말이 비수가 되고 독이 되었다. 그리고 나눔이 끝났다.
p74 사람은 살다보면 누군가와 반드시 헤어진다. 그 상대가 가족이든 배우자든 연인이든 친구든
살다보면 헤어질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무엇하러 그토록 노력하냐고 누군가가 물어볼 때 나는 주저 없이 스님의 책을 내밀 것이다. 이 속에 답이 있노라고.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순간"일지라도 그 짧음에 행복해하며 살고자 하노라고 답할 것이다.
아주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해답도 스님의 입을 거치면 쉬워진다. 김정운 교수의 말처럼 어려운 말도 쉽게 말하는 사람이 바로 스님일 것이다. 비록 우리네 스님처럼 근엄하거나 존경스럽거나 묵직한 풍채의 스님은 아니지만 바다건너 살고 있는 이 스님의 쉬운 말들은 내게 위로가 되고 즐거움이 된다. 씹어도 씹어도 단물이 나오는 껌처럼 느껴진달까. 그래서 자주자주 손이 간다.
얼마전 스님들이 도박을 하고 돈놀이를 하고 파행적인 행동들을 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다. 모든 스님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몇해 전 큰 스님들을 잃은 우리네 중생들에게 일개 중이 아닌 제법 큰 이름을 얻고 있는 스님들이 그동안 해온 행적은 충격적이었고 배반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그래서 더 좋은 스님들의 책을, 말씀을...가까이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사람으로 인해 깨진 신뢰는 사람으로 치유하고 싶어서.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좋다, 나쁘다로 나뉘는 것 외에 여러 잣대로 바라보아야할 사람들. 종교인들 역시 그러하겠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부여된 도덕적인 잣대를 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자신이 맑아야 그 말씀도 맑고 밝고 깨끗하게 세상을 향해 퍼뜨려질 것이 아닌가. 종교인의 삶은 더더욱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