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 2
케이트 모튼 지음, 정윤희 옮김 / 지니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블랙허스트 저택 절벽 오두막과 정원에 사람들을 체스말처럼 세워본다. 눈을 감고. 잠시.

철저한 고증보다는 그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에드워드 시대를 살다간 이들에 대한 상상력을 마구마구 부풀려 놓아버려 눈으로 읽은 이야기가 마치 눈으로 본 이야기처럼 되어버렸다. 단지 1권을 읽었을 뿐인데.

 

기억상실증은 소설과 드라마의 단골메뉴다. 하지만 그와 만만치 않게 상속녀가 자신의 조상이나 친척의 과거를 거슬러 찾아올라가다 밝혀지는 비밀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것이 될 때가 있는 스토리 역시 많이 보아왔다. 가장 최근에 본 이야기 중에 가슴 아프게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사라의 열쇠] 였을 것이다. 인종에 대한 차별과 그 비겁했던 시절,동생을 가두어 죽여야만 했던 소녀가 품고 산 세월의 고통을 말미에 함께 느끼게 만든 소설이라 나는 두고두고 가슴절절함은 느껴야했다.

 

비밀의 정원은 그런 공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많은 것들이 얽혀 있음을 짐작하게 만들면서 엘리자라는 인물까지 찾아낸다. 스물 한 살의 넬이 알아야만 했던 비밀은 무엇이었으며 입양되었다는 사실 외에 그녀가 감당해야만 했던 출생의 비밀이 무엇이었는지, 꼭 손녀에 의해 후대에 파헤쳐져야만 하는 것이었는지 의문이 들게 하면서도 인간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바늘로 콕콕 찔러대듯 자극했다.

 

처음에는 동화 [비밀의 화원] 의 번역판인가 했다가 대략의 줄거리를 찾아보고 강하게 이끌렸던 케이트 모튼의 [비밀의 정원]은 블랙허스트 정원에 살았던 사람들이 화려한 저택의 테두리 안에서의 살았던 이면의 삶을 엿보게 만든다. 그래서 5대에 걸친 가문을 막연히 부러워하기 보다는 찬찬히 관찰자의 눈으로 살펴보게도 만들고 있다. 이제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약간의 지루함을 견뎌낸다면 분명 매력적인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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