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미스터리 2 : 벵골의 진주 아가사 미스터리 2
스티브 스티븐슨 지음, 스테파노 투르코니 그림, 이승수 옮김 / 주니어발전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열네살, 깡마른 래리 미스터리는 조금 특별한 아이다. 명탐정을 꿈꾸며 탐정학교에 재학중이면서 미스터리가의 일원인 그는 [파라오의 수수께기]이후 다시 캘커타 근처 순다르반스 국립공원의 한마을로 떠나게 된다. 물론 이번에도 두살 아래의 엉뚱한 소녀 아가사와 함께 였는데 LM14요원이라 불리는 그보다는 오히려 아가사가 사건을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떠올려지는 소녀 아가사는 부모님이 근처에 계신 인도로 향하면서도 부모님이 아닌 도움받을 수 있는 미스터리가 친척을 찾기 시작했는데 인도에는 레이몬드 삼촌이 살고 있었다. 삼촌의 도움을 받아 도난당한 인도사원의 유명한 진주를 찾기로 했는데 바로 벵골의 진주였다. 정말 사원지기 아미타브 찬드라가 협박당해 진주를 훔치는데 공조했을까.

 

헐리우드에 대응하는 세계 최대의 인도 영화 산업인 볼리우드, 맹수의 습격과 홍수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말뚝 위로 집을 지은 형태, 전쟁의 신인 칼리 여신 등등 아이들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익혀갈 수 있도록 짧은 미스터리 스토리 사이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워넣어두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어른들에게는 다소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딱 맞는 마춤길이로 하나의 에피소드가 하 지역에서, 한 명의 미스터리가 친척의 도움으로 하나의 사건을 풀어내는 순간 끝맺음 하는 것 또한  심플해서 좋다.

 

사실 탐정을 꿈꾸며 탐정학교를 다니는 쪽은 래리 미스터리지만 처음부터 탐정의 자질을 가진 아이는 아가사였다. 그래서 아가사로 인해 래리는 학교에서 내는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었고 이 이야기는 네버엔딩 스토리가 되어 시리즈화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다음에는 어느 나라를 향해 있는 것일까. 중국이나 한국으로도 아가사가 와 주면 좋겠는데.......

 

아이들이 보는 이야기 속에도 어느새 잔인함이 배여있어 걱정이 컸었는데, 아가사 미스터리는 간만에 만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다운 순수함에 깃들여진 이야기라 읽으면서도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킥킥 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걱정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좋은 이야기는 굳이 복잡할 필요도 잔인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고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나겨둘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첫페이지 세계지도에는 이집트에서 만났던 멜라니아 고모와 인도에서 도움을 받은 레이몬드 삼촌 외에도 가드프리 할아버지가 나와 있다. 다음번에 대한 예고표인인 이 지도상으로 보아 가드프리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다음 이야기일 것이다. 이렇게 [아가사 미스터리]는 삽화 하나 속에도 유추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숨겨놓고 아이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시리즈인 줄 모르고 선택했던 아가사 미스터리 시리즈는 엉뚱한 캐릭터들이 풀어가는 재미가 꼭 가제트 형사와 같고 세계를 누비며 역사적인 사건을 물고 있어 어린이용 [미이라] 시리즈 같은 박진감도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열 두살 답지 않은 아가사의 미스터리가 사람들이 뭉쳐 풀어가는 그 사건 속에 또 하나의 재미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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