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사 미스터리 1 : 파라오의 수수께끼 아가사 미스터리 1
스티브 스티븐슨 지음, 스테파노 투르코니 그림, 이승수 옮김 / 주니어발전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집트는 어린 시절부터 내겐 환상의 나라였다. 현재의 이집트가 아니라 고대의 이집트는 언제나 파라오와 피라미드, 그리고 저주를 함께 상상하게 만들었고 미스터리한 그 상상 속에서 언제나 나는 꼬마 탐정이었다. 그런데 성인이 된 내게 상상속의 그 동화가 배달되어 왔다. 아가사 미스터리. 이름조차 특이한 이 꼬마 소녀는 그토록 꿈꿔왔던 이집트에서 정말 단서를 찾아 미스터리를 풀어나갔다.

 

처음엔 아가사 미스터리라고 해서 미처 이름이라고 생각지는 못하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연작 중 하나를 소개하는 줄 알았는데,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들만 가득한 미스터리가의 부잣집 꼬마 아가씨의 이름이 아가사였다. 추리소설 작가가 되길 원하는 아가사의 부모님은 안데스 산맥에서 찔리면 몸에 마비가 오는 선인장을 딸내미에게 소포로 부칠만큼 특이한 사람들이었고 선물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열두살 아가사 역시 이상한 걸로 치면 만만치 않은 딸이었다.

 

미스터리 하우스에 사는 아가사에게 비둘기가 도착한 것은 마침 부모님의 선물을 막 열어본 다음이었는데 그래서 아가사는 두살 많은 래리 오빠의 헬퍼를 자청하며 함께 이집트로 향했다. 선인장과 권투선수 출신 집사와 까칠한 고양이 왓슨도 함께.

 

역시 미스터리 가문의 이상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낙타부대의 주인인 멜라니아 고모의 도움을 받아 발굴 중인 66번 무덤으로 향한 일행은 그곳에서 도난당한 점토판을 찾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고 결국 범인을 찾아낸다. 처음 시작은 탐정 학교 학생인 래리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지만 읽는 내내 래리는 뒤로 밀리고 아가사가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며 사건을 풀어나가버려 마치 그녀가 탐정 학교의 학생처럼 여겨졌다.

 

이런 아가사의 모습을 보니 꼭 형사 가제트 옆에서 대신 사건을 해결하곤 하던 조카 페니의 모습이 떠올려졌는데 아가사는 그 차분한 페니보다는 훨씬 더 엉뚱하고 유쾌한 열두살 소녀였다. 왠지 웃으면 얼굴에 주근깨가 바글바글하고 삐삐처럼 깡말랐지만 더 활짝 웃어 제칠 것 같은 아가사.

 

시리즈로 나오는 듯한 [아가사 시리즈]는 짧으면서도 그 전개가 빨라 읽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했는데 빠른 전개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흐름은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아 신나게 소화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영화 [미이라]가 슥슥 스쳐지나가면서도 그 완벽한 역사적 고증을 머릿속에 각인시켜주던 것처럼.

 

다른 시리즈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음직한 파라오의 수수께끼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룩소르나 왕의 계곡에 대한 소개와 에피소드가 좀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너무나 좋아하는 장소이기에 남겨진 아쉬움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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